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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방침을 놓고 보좌진 사이에 불만이 팽배합니다. 당장 국정감사를 코앞에 두고 평가 기준이 달라진데다 카드뉴스나 동영상 제작을 따로 할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두 달 가까이 국정감사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 와서 SNS로 홍보도 하라고 하니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국정감사 우수의원의 보좌진으로 선정되는 것은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보좌진 개인적으로도 업무 역량을 높게 평가받습니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는 올해 평가는 기존대로 진행해야 하되 변경된 제도는 내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당은 SNS 활동의 양보다는 내용을 평가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으나 보좌진 입장에서는 영 찝찝합니다.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다는 평가도 들립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만드는 카드뉴스만 늘어납니다.
국정감사에서 소속 의원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SNS와 카드뉴스로 알리고 싶은 민주당 지도부의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본말이 전도된 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해 비대해진 정부를 견제하는 헌법이 보장한 고유의 기능입니다.
내용이 알차면 자연스레 국민에 알려집니다. 2018년 국정감사 당시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하며 주목받은 박용진 의원이 좋은 예입니다. 이후 박 의원은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담은 이른바 ‘유치원 3법’을 대표 발의했으며 국민적 지지를 얻었습니다. 박 의원이 홍보에 집중해 ‘국감스타’가 됐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첫 번째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국정감사는 사실에 기초해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고유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허위정보에 기반을 둔 폭로나 무차별적인 야당의 정치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발언이었으나 돌이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정감사 고유의 기능을 위해 보좌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