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에 숟가락 넣는다고?…韓, 식문화 이젠 달라져야 할 때

김민정 기자I 2020.10.01 00:20:00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는 ‘식(食)문화’로 꼽는 것 중 하나가 먹던 숟가락으로 찌개를 다 같이 떠먹거나 쓰던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어 상대방 접시에 건네는 등의 모습이다.

한국인은 음식을 공유하는 데 익숙하다. 이른바 ‘한입만!’하는 문화다. 이같은 문화는 정감 있는 풍경일 수 있지만 위생면에서 보자면 이걸 ‘정’이라는 말로 넘겨버릴 수 만은 없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는 개인위생을 더욱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신종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저널’에 실린 최신 논문에 따르면 단순히 접시나 컵을 공유하는 습관만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이 3배가량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태국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환자 221명과 대조군 8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연구의 초기 목적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가 전염병 확산을 막는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확인하는 데 있었다. 더불어 특정한 행동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을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도 함께 조사됐다.

그 결과 접시나 컵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는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이 2.71배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런 감염 가능성은 직장 등의 다른 공간보다 각 가정 내에서 벌어지기 쉽다”라며 “코로나19 환자는 집에서 별도로 분리된 방에서 생활해야 하고, 식기도구와 욕실용품 등을 모두 따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코로나 진원지인 중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음식을 더는 용도의 공용 젓가락을 쓸 때보다 각자 젓가락으로 같은 음식을 집어 먹었을 때 최대 250배의 세균이 음식에서 검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젓가락에 묻어 있는 ‘침’은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B형 간염까지 전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요즘은 뚝배기나 냄비의 찌개를 무심코 자기 숟가락으로 뜨면 금방 눈총을 받곤 한다. 이에 젊은 세대에서는 아예 ‘1인상 식당’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처럼 이번 코로나 19가 우리 밥상 문화에서도 초대형 변수가 되면서 상차림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지금이야말로 식문화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할 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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