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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차로 50분을 달려 도착한 파주 와동동 일대는 오피스와 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 건설작업이 한창이다. 건물을 둘러싼 펜스에는 분양·임대 문의 광고 전단지가 도배돼 있고 큼지막한 글씨로 운정법조타운, GTX 등의 개발 호재를 알리는 문구가 눈에 띈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한 운정신도시 개발은 이제야 반환점을 돌아 후반전에 접어들었다. 중심부인 목동동과 동패동, 야당동 일대의 아파트 단지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운정신도시의 동쪽 측면부인 와동동과 야당동 일대 상업지구와 서쪽 지역인 동패동 너머 파주 운정3지구에서는 건설공사 펜스가 둘러처져 있는 현장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출발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의 착공식이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그동안 경기 서북부 끄트머리에 위치해 서울 접근성이 안 좋다는 평가를 받아온 파주 운정신도시가 이르면 5년 뒤에는 서울 도심까지 30분내 출퇴근이 가능한 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확실시된 이벤트다.
GTX 파주 운정역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운정3지구 개발부지 역시 이미 공사 펜스가 설치돼 있고 바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는 3042가구 규모 ‘운정신도시 아이파크’가 저층부의 모습을 드러냈다. 내년 7월이면 펜스를 걷고 약 1만여명이 거주하게 될 곳이다.
◇매매·전세 동반 하락..GTX 호재와 입주폭탄 악재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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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파주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6월 둘째주부터 반년 넘게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누적 낙폭은 3.5%에 달했다. 전셋값은 지난 2017년 9월 넷째주부터 1년3개월여간 10.1% 떨어졌다. 작년 한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로 파주지역 땅값이 급등하는 동안에도 아파트값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말 경기 용인 수지·기흥구와 수원 팔달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되면서 서울과 맞닿아있는 수도권 내 주요 주거지역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지만 파주시만은 여전히 비(非)규제지역인 이유기도 하다.
경기도에 따르면 파주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작년 9월 339건에서 지난달 234건으로 3개월째 감소세다. 이번 달은 16일 기준 132건을 기록중이다. GTX 호재는 2년전부터 시장에 상당부분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동패동 S공인 관계자는 “매도인들이 GTX 착공과 관련해 호가를 특별히 올리지 않았지만 그 호가를 맞춰줄만한 매수자를 찾기가 어렵다”며 “운정3지구 분양계획이 줄줄이 대기중인 것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매수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물건을 살펴보던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며 관망세로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에 6613가구가 입주하며 물량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파주시는 올해는 입주물량(50가구)이 거의 없지만 내년 5246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더욱이 운정3지구 분양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향후 입주물량에 대한 부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정된 분양물량은 5435가구다.
다만 최근 들어 GTX 운정역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문의가 늘고 있는 것은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에겐 한줄기 희망이다. GTX 운정역 역세권 단지를 주로 중개해온 목동동 D공인 관계자는 “전화 문의가 아예 없다가 최근 들어 GTX 라인과 가까운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조금 늘었다”며 “지방에서도 GTX-A노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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