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재건축 사업…아파트값도 껑충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서울 강동구 아파트값은 0.36%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곳이 재건축 단지인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다. 이곳은 얼마 전 무상지분율(105.32%)을 확정하고 내달 24일 관리처분총회 일정을 잡는 등 사업 진행이 속도를 내면서 아파트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인근 금탑공인 관계자는 “저층 단지 전용면적 71㎡형의 경우 시세가 한주 만에 2000만~3000만원 올라 9억 2000만~9억 5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며 “하루 평균 투자 문의가 수십건씩 들어올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동구 재건축 단지의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가격이 오르는 것은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사업으로 얻는 이익이 너무 큰 경우 이익의 일부를 정부가 환수하는 것으로, 조합원 한 가구당 개발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이를 공제한 금액의 최대 50%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재건축 단지는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고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또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로 재건축 투자자들이 강동구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동지역의 새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 초·중반대로 예상돼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집단대출 규제를 받는 9억원을 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달 강동구 명일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 아파트는 분양가를 3.3㎡당 평균 2300만원으로 책정했다. 전용 103.8㎡짜리 1가구를 제외하곤 모두 7억 5900만원 이하에 분양된 것이다. 고덕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매입 문의가 늘고 있지만 매물이 없어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까지 재건축 일반분양 1만 1000가구 쏟아져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강동구에서 분양될 재건축 아파트는 6곳 2만 6000여가구에 이른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6100여가구다. 아직 분양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둔촌주공아파트까지 합치면 일반분양 물량은 1만 1000여가구로 늘어난다.
재건축 단지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고덕동과 상일동에 걸쳐 조성된 고덕지구다. 고덕주공1단지는 2009년 ‘고덕 아이파크’(1142가구)로 재건축해 입주를 마쳤고, 고덕주공4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숲 아이파크’(687가구)는 지난해 8월 분양됐다. 고덕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3658가구)는 내년 초 입주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남은 분양 단지 중 가장 빨리 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고덕주공2단지로, ‘고덕 그라시움’이라는 단지명으로 오는 9월 일반에 분양된다. 총 4932가구 중 일반분양만 2023가구에 달한다.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움이 시공을 맡는다.
고덕주공3·5·6·7단지는 내년에 분양될 예정이다.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주공3단지는 총 4066가구 중 1473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주공5단지는 현대산업개발이, 6단지는 GS건설, 7단지는 롯데건설이 각각 시공사로 나선다. GS건설이 시공을 맡는 길동 신동아1·2차 아파트도 내년 분양 예정이다. 1만 1000가구 규모의 둔촌주공1~4단지는 통합 재건축으로 진행되며, 일반분양은 2018년께 이뤄질 전망이다. 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 4곳이 공동 시공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동구는 서울지하철 9호선 4단계 구간 연장 사업과 고덕 상업업무복합단지 조성 등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라며 “고덕지구와 둔촌주공 재건축이 완료되면 잠실과 맞먹는 주거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