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세계로]①명품 대접받는 韓화장품..앞다퉈 '메이드 인 코리아'

염지현 기자I 2016.04.19 06:00:00

中기업, 한국 제조생산 맡겨 역수출..K-뷰티 위상 ''쑥''
쿠션 등 혁신 기술력, 제품 개발 주기 빠르고, 가성비↑
"태닝, 색조 등 해외 수요 따라잡고, 정부 제제 낮춰야"

세계적인 명품 화장품과 중국 화장품 기업이 앞다퉈 ‘메이드 인 코리아’를 탐할만큼 K-뷰티가 수출 효자 상품으로 뜨고 있다. 사진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로드숍 화장품 기업(왼쪽부터) 네이처리퍼블릭,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미샤 모습.(사진=대한화장품협회)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최근 중국 화장품 업체들이 탐내는 딱지가 있다. 바로 ‘메이드 인 코리아’다. 중국 화장품 업체들이 앞다퉈 국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에 제조를 맡기고, 이를 역으로 수출할 정도로 ‘K-뷰티’의 위상이 올라갔다.

중국 화장품 업체만이 아니다. 로레알그룹의 명품 화장품 ‘랑콤’,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의 ‘크리스챤 디올’, ‘에스티로더’, ‘메리케이’, ‘슈에무라’, ‘맥’, ‘록시땅’, ‘입생로랑’,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화장품들의 ‘메이드 인 코리아’도 늘고 있다.

세계적인 패션 잡지 ‘얼루어’, ‘보그’, ‘코스모폴리탄’ 등이 매달 K-뷰티 특집 기사를 실을 정도로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자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중화권을 넘어 아시아, 북미, 남미, 중동, 유럽 등으로 뻗어나가는 추세다.

지난 2008년 ‘에어쿠션’이라는 스펀지 형태의 파운데이션을 개발해 세계 여성들의 화장 습관을 바꾼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은 미국, 캐나다, 중남미 등 아메리카 대륙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생활용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LG생활건강은 고급 생활용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강소 기업의 역할도 적지 않다. 로드숍 브랜드 ‘잇츠스킨’은 인도 시장에, 화장품 OEM 업체 ‘코스맥스’는 할랄 인증을 취득하며 100조 규모의 할랄 시장에도 발을 들여넣었다. ‘미샤’는 중남미의 멕시코 이외에도 이미 베네수엘라, 파라과이 등 남미 국가에, ‘토니모리’는 오는 4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15개국에 진출했다.

명품 브랜드들이 일본, 이탈리아 대신 한국을 선택하는 이유는 지난 10년간 대부분의 혁신 제품들이 우리나라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제품은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08년 처음 만든 ‘에어쿠션’과 BB크림, CC크림 등이다.

특히 우리나라 화장품은 제품 개발 주기가 빠른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에서 커피 한잔 값도 안되는 가격에 한해에 몇 십개나 실험적인 제품이 출시되는 것이 예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들이 우리나라의 명동을 시장 조사 1순위로 꼽는 이유다.

그러나 업계에선 유독 까다로운 화장품 규제 장벽을 낮춰 기능성 화장품의 영역을 넓히고, 해외 시장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히지 않는다면 K-뷰티 열풍이 2~3년 안으로 꺼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염모제와 건조증 관련 제품을 기능성 화장품에 추가하는 식의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 기대하는 수준에 못 미치는 입법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히잡을 쓰는 중동 여성들은 존재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향수, 네일 제품군을 강화하고, 일조량이 부족한 유럽에선 태닝 제품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식으로 해외 시장의 구체적인 니즈에 대응해야 한다.

김주덕 성신여대 메이크업 디자인학과 교수는 “해외 시장 조사를 철저히 해 프리미엄 기술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3년 안으로 중국 화장품 업체들이 우리 기술을 따라올 수 있다”며 “제2의 한류를 지속하기 위해선 혁신 기술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해외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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