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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에도 레이싱 DNA가..” 포르쉐 서킷 체험기

김형욱 기자I 2015.11.12 01:00:00

주말 고객 서킷 초청 행사 참여해보니
라인업 다변화 속 ‘레이싱 DNA’는 여전

[인제(강원도)=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형 SUV 포르쉐 마칸 터보를 탔다. 페달을 밟는 앞으로 순간 튀어 나갔다. 서킷 복합코너링 구간을 마음껏 공략했다. 기분 좋은 가속 엔진음에 이어 저미는 듯한 흡기음이 뒤따랐다.

타기 전 겉모습에 속았다. 잠시 착각했다. 마칸은 단순한 SUV가 아니라 엄연한 포르쉐의 스포츠카 중 하나였다. 새삼 느꼈다. 포르쉐는 어떤 모습이든 ‘레이싱 DNA’를 잊지 않고 있었다.

지난 주말 열린 포르쉐 고객 서킷 체험 행사 ‘2015 포르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직접 체험했다. 자동차경주장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렸다. SUV 마칸과 왜건 스타일의 파나메라, 2인승 스포츠카 911 카레라, 911 타르가 등 6종으로 짜릿한 서킷 주행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포르쉐 마칸 터보 서킷 주행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마칸 디젤S와 마칸S 서킷 주행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마칸 터보 서킷 주행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마칸S와 마칸 터보 서킷 주행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반전 있는 ‘SUV형 스포츠카’ 마칸

가장 인상적인 모델은 마칸이었다. 스포츠카가 잘 달리는 건 당연하지만 SUV는 아니다. 보통의 SUV가 서킷을 달리면 과격한 주행을 못 이긴다. 차체가 비명을 지르게 마련이다.

마칸은 달랐다. 분명히 SUV처럼 생겼는데 주행 감각은 스포츠카였다. 그야말로 반전이었다. 타 보기 전까지 마칸의 수식어는 ‘포르쉐의 첫 1억원 미만 엔트리급 SUV’였다. 그러나 타 본 이후 바꿨다. ‘포르쉐의 SUV형 스포츠카’나 ‘큰 911’이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

시승한 마칸 터보는 완전한 레이싱 모델인 GTS를 빼면 마칸 중에서도 최고성능 모델이다. 국내 공식 판매가격 1억580만원이다.

힘부터 보통의 SUV와는 다르다. 최고출력 400마력의 배기량 3.6리터 6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과 7단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PDK)을 조합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8초에 주파한다. 여느 2인승 스포츠카와 다른 점은 전륜구동(앞바퀴굴림) 기반이고 엔진도 앞에 달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심은 잘 잡혀 있었다.

차체도 보통의 SUV와는 약간 다르다. 국산 중형 SUV 싼타페와 비교하면 길이는 약간 짧고 높이도 낮다. 폭은 반대로 넓다. 그만큼 민첩하기 위한 조건을 갖췄다. SUV이지만 옆에서 보면 포르쉐 특유의 라인이 그대로 살아 있다.

짜릿했다. 코너링 중 가속 페달을 밟았다. 차가 밖으로 튀어 나가려 했다. 묵직한 중력이 느껴졌다. 말 그대로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 줬다. 신기했다. 차체는 높은데 어떻게 전혀 울컥거리지 않을 수 있을까. 흡·배기음이 가슴을 뛰게 했다. 직선 구간에 이르러 순식간에 시속 200㎞를 넘어섰다.

물론 911 같은 미드십 엔진의 후륜구동 스포츠카보다는 상대적으로 얌전했다. 조용했다. 그러나 아마추어로서는 이 정도가 딱 좋았다. 진짜 레이싱카는 차체는 작고 출력이 세서 오히려 통제가 어렵다.

포르쉐 마칸 터보 스티어링 휠(운전대). 김형욱 기자
포르쉐 마칸 터보 기어박스의 주행 옵션 선택 버튼. 김형욱 기자
포르쉐 마칸 터보 시동키. 포르쉐 전 모델의 시동 키는 레이싱카의 전통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운전대 왼쪽에 있다. 김형욱 기자
뒤이어 탄 마칸S(8350만원) 역시 아마추어가 서킷을 즐기기엔 충분했다. 배기량이 3.0리터로 줄어든 만큼 민첩함은 줄어든다. 그래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4초에 주파한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5월 마칸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일상의 편안함을 포기하지 못하면서도 레이싱 DNA를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선택지가 하나 추가됐다. 마칸은 시승한 위 두 모델 외에도 기본형(7450만원)과 연비를 높인 마칸S 디젤(8120만원) 2종이 더 있다.

포르쉐는 2000년대 들어 2인승 스포츠카라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는 추세이다. 마칸 외에도 좀 더 큰 대형 SUV 카이엔과 왜건 스타일의 파나메라를 앞서 소개한 바 있다. 역시 성능에 따라 10종 남짓의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

◇‘명불허전’ 포르쉐의 2인승 스포츠카

포르쉐의 ‘변종’이라고 할 수 있는 마칸S와 마칸 터보, 파나메라에 이어 ‘정통’ 2인승 스포츠카를 체험했다. 시승 모델은 911 카레라 4 GTS(1억6860만원)와 911 카레라 4S(1억6120만원), 911 타르가 4GTS(1억8270만원) 3종이었다.

명불허전이었다. 왜 포르쉐가 지난 60여 년 동안 전 세계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3만번 이상 우승해 왔는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시간이었다.

참고로 포르쉐의 2인승 스포츠카 라인업은 엔트리 모델인 카이맨과 박스터(컨버터블), 본격 스포츠카인 911 카레라와 타르가(컨버터블) 등이 있다. 각 모델은 다시 엔진과 성능에 따라 S, 4, 4S, 터보, GTS로, 옵션에 따라 각종 에디션으로 나뉜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911만 24종이다. 라인업을 하나씩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한참 걸린다.

시승 모델 중 가장 인상적인 모델은 911 타르가 4GTS였다. 가장 비싼, 최고성능 모델이기도 했지만 그보단 전해지는 엔진음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엔진 출력도 출력이지만 유일하게 천장이 열리는 컨버터블이란 것도 영향을 미쳤을 듯하다.

타르가 4GTS에는 최고출력 430마력의 배기량 3.8리터 6기통 수평대향 미드십 가솔린 엔진과 7단 PDK가 조합을 이룬다. 엔진 출력부터 서스펜션, 다운포스를 위한 뒷날개(윙)와 엔진음까지 운전자가 직접 세팅할 수 있다. 스포츠플러스 모드를 선택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3초에 주파한다. 최고 속도는 301㎞이다.

포르쉐 911 타르가 4GTS 서킷 주행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911 타르가 GTS 서킷 주행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파나메라 서킷 주행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911 타르가 4GTS를 비롯한 포르쉐의 2인승 스포츠카의 서킷 주행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파나메라 서킷 주행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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