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최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한 임원은 아들의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을 수백명의 조종사들에게 돌렸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청첩장을 받은 조종사 중에는 해당 임원과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원들의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청첩장을 받은 한 조종사는 “직장 상사가 수신인이 명기된 청첩장을 보냈는데 안 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들의 비행 일정 때문에 일괄적으로 보낸 것이며, 참석 여부와 관련해 강제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003490)은 조직 내 정보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에게 비밀유지 서약서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비밀유지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은 직원은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구조다.
또 서약서에 ‘영업상 비밀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정보는 모두 포함한다’는 문구가 추가돼 직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항공사는 항공기를 운항 중인 조종사들에게 기내 면세품 판매 관련 신용카드 조회 업무까지 맡겨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도난카드나 불법카드를 걸러내기 위한 작업이지만 항공기 조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사 직원들 입장에서는 실적부진과 높아진 업무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까지 감당해야 할 처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 따른 항공편 탑승 수요 감소 등으로 지난 2분기에 나란히 영업손실 기록했다.
특히 임금 인상이 결정된 대한항공과 달리 임금 동결 통보를 받은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더 풀이 죽을 수밖에 없다. 사측이 제시한 안을 토대로 찬반 표결을 진행할 예정인데, 부정적인 기류가 팽배하다.
해외 출장이나 해외 여행이 빈번한 글로벌 시대에 항공사는 국민들의 날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항공사 직원들은 항공기를 안전하게 운항하고 승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민들의 안전과 편의 증진을 위해서라도 항공사 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