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함이 싫었다. 꽉 막힌 도로를 지날 때면 답답함이 턱까지 차올랐다. 과거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어 왔던 사람들로부터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도 마음을 지치게 했다. 회사를 설립하면서 윗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는 줄었지만 여전히 도시 생활에 대한 매너리즘에서 쉽게 나올 수는 없었다. 제주도로 회사를 옮기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 위함이었다”고 박 대표는 제주도로 내려온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는 개인용컴퓨터(PC)과 스마트폰 등을 제외한 대용량 저장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피쳐폰과 TV, 내비게이션 등 많은 전자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대기업에서는 생산 단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산을 하지 않고 있어 대부분의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는 중소기업이 생산을 맡고 있다.
기업을 성장시키기까지 제주반도체는 두 번의 큰 위기를 겪었다. 첫 번째는 2008년 최대 고객이었던 노키아의 붕괴였다. 당시 매출액의 90%를 차지하고 있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 실패하면서 2007년 800억원에 달하던 제주반도체의 매출액은 2009년 2년만에 124억원으로 폭락했다.
이후 다양한 고객을 두는 방향으로 회사 정책을 전환한 이후로 기업은 다시 안정권에 들어 2011년 매출액 82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2013년 139억원까지 매출이 급감했다. 더욱이 두 번째 위기 때는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으로 메모리칩 분야가 바뀌면서 변화에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한 제주반도체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지난해부터다. 박 대표는 위기를 겪으면서 원천기술이 부족했던 점이 기업을 위기로 내몬 주요 원인으로 판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매년 70억원~100억원의 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이 결과 지난해 기준 전체 제품의 80%가 자사 기술 개발로 이뤄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제주반도체는 올해 1분기 13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
이제 제주도로 내려온 지 만 10년이 된 박 대표는 그간 사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인력난을 꼽았다. 제주도라는 지역적 특성상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좋은 인재를 얻는다는 일이 제주도에서는 쉽지 않았다. 어떤 누구도 제주도에 있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기 위해 가족, 친구들과 떨어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박 대표는 토로했다.
그는 제주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로부터 인력난의 해결책을 찾았다. 제주대에 제주반도체학과를 개설해 3~4학년 학생들에게 실무 교육을 시키고 졸업과 동시에 신입사원으로 채용을 하는 것이다. 덕분에 제주반도체의 신입사원의 80%는 제주대 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박 대표는 “학부시절부터 기업의 문화와 업무에 익숙해지다 보니 회사에 실전 배치된 후에도 업무효율이 높고 무엇보다 직원들 간의 연대가 끈끈해 회사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
제주반도체의 최대 경쟁자는 세계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의 ‘ESTM’이다. 역사가 30년이 넘은 ESTM은 제주반도체의 3배에 달하는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제주반도체가 ESTM을 뛰어 넘고 향후 제주반도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ESTM을 뛰어 넘는 제품군의 다변화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반도체의 비전은 간단하다. 저용량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40%까지 차지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제품군의 다변화는 필수적인 요소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연구개발을 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인력채용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반도체
-설립일 : 2000년 4월
-본사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임직원 : 84명
-주요제품 : 저용량 메모리반도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