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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異야기]"최상의 커피로 전세계 외교관 입맛 사로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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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I 2015.07.29 0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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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페니레인' 강성원 대표
우연히 맛본 커피맛에 반해 20년 디자이너 생활 청산
창업 2주만에 흑자.."2호·3호점으로 늘려가는 게 목표"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뉴욕 맨해튼 동쪽 끝. 유엔 본부 근처 45가에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카페 하나가 있다.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버리기 일쑤인 이 카페는 그 흔한 간판 하나 내걸지 않았지만 늘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출근시간이나 점심시간 직후 커피 한 잔을 마시려고 20분 가량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다.

코 끝을 감도는 진한 커피내음이 발길을 머물게 하는 이 카페 이름은 ‘페니레인’(Pennylane). 지난 1967년 영국 리버풀의 거리를 묘사한 비틀즈의 명곡에서 딴 멋진 이름의 이 카페 주인은 바로 한국인 강성원(46)씨다. 그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 학교를 졸업하고 20년 간 디자이너로 일하다 우연한 기회에 커피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 그는 문을 연 지 2년 만에 페니레인을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으로 키워냈다. 스페셜티 커피는 최상급 원두를 사용해 뛰어난 향과 개성을 살려낸 특별한 커피를 말한다.

대중화된 커피에서 스페셜티 커피로..시장 변화를 읽다

강 대표가 커피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시기는 사실 그리 오래 전은 아니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결혼한 그는 아들을 낳은 직후인 지난 2011년 로어 맨해튼(Lower Manhattan)에 있는 배터리파크 시티로 이사를 가게 됐다. 스타벅스 만이 카페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그는 어느 날 집 근처의 한 카페를 들렀다가 그 곳의 커피 맛에 반하게 됐다.

“직장인들이 사실 너무 바쁘기 때문에 스타벅스 밖에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그 카페에서 맛 본 커피는 달랐어요. 그 이후로 커피에 관해 깊숙이 파기 시작했죠.”

그 후 강 씨는 커피의 역사와 원두, 기계 등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나인스 스트릿(Ninth Street)에서부터 카페 그럼피(Cafe Grumpy) 등 맨해튼 시내에서 유명하다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은 모두 찾아갔고 각 위치마다 일일이 맛을 보고 분위기를 봤다. 그러다 그는 문득 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스타벅스라는 공룡 기업 옆에 작은 카페가 들어선다고 하면 당연히 장사가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의외로 잘 되는 거예요. 그걸 보고 사람들의 기호가 바뀌기 시작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2012년 1월에 회사를 아예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카페를 차리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지 않은 곳에 ‘승부수’

맨해튼 동쪽 45번가에 위치한 카페 페니레인에 손님들이 들어서고 있다.
커피 원두 등에 대한 연구는 이미 어느 정도 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던 그는 맨해튼 중심가인 미드타운에서 도전하고 싶었다. 주택들이 많이 들어선 주거지역과 빌딩들이 많은 상업지역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주거지역에는 이미 다년간 자리잡은 터줏대감들이 있어 승산이 없었다. 어떤 위치가 좋을지를 고민하던 그는 아침마다 스타벅스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다른 카페를 찾아가서 가만히 지켜봤는데 아침에 가장 손님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국 직장인들은 아침에 반드시 커피를 한 잔씩 들고 출근하는데 주변에 큰 빌딩이 있으면 지하철에서 내려 곧장 카페로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주 고객층을 직장인들로 잡고 ‘주 5일’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을 했죠.”

예년에 비해 유독 날씨가 추웠던 2013년 겨울. 최대한 좋은 위치를 찾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니던 그는 3개월 만에 지금의 매장을 발견했다. 본래 세탁소였던 이 곳은 주변에 유엔 본부와 수많은 외교 공관 등이 자리잡았고 매장 크기가 너무 크지 않으면서 아담하니 마음에 들었다. 특히 주변에 스타벅스를 비롯해 눈에 띄는 카페가 없다는 점은 큰 장점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장점이 독(毒)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강 대표 머리를 스쳤다.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가 이 주변에 들어서지 않은 데는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고민하던 그는 결국 자신의 판단을 믿고 승부를 던지기로 했고 지금은 수많은 외교관들과 유엔 직원들이 가장 사랑하는 카페로 자리매김했다.

페니레인 카페 매장 한 켠에는 편지 하나가 붙어있다. 강 대표는 “유엔 본부에서 근무하다 터키 수도 이스탄불로 전근을 가게 된 손님이 건네준 편지”라면서 “자주 이곳을 오셨었는데 떠나게 되면서 그동안 좋은 커피를 맛보게 해주어서 고맙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였습니다. 정말 감동이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문 연지 2주 만에 흑자..“2호점·3호점으로 확대 목표”

강 대표가 처음 투자한 자금은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였다. 대부분은 매장을 얻는 데 썼고 회색 벽과 나무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내부 인테리어는 직접 했다. 문을 연 지 2주 만에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지금은 하루 평균 3000달러, 월 평균 9만달러(약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강성원 페니레인 대표가 손님에게 커피와 케익을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성공 비결에 대해 강 대표는 ‘최상의 커피 맛’에 있다고 자부한다. 꾸준히 가장 좋은 커피 맛을 내기 위해 한국에도 잘 알려진 스텀프 타운(Stump town)과 하트, 팔로 등 로스팅 업체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비율을 조정하며 원두를 공급받는다. 매장 수가 아직은 1곳 밖에 되지 않아 로스팅을 할 만한 규모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카페가 10곳 정도는 돼야 직접 볶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뉴욕에서 잘 알려진 조 커피(Joe Coffee)의 경우도 매장이 10곳 정도 되었을 때 직접 로스팅을 하기 시작했다”며 “대중적인 커피 전문점에서 마시는 커피 맛은 쓴 맛이 많이 난다. 하지만 신선하면 신 맛이 나는데, 여러가지 맛이 풍부하게 조화를 이루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시간당 임금을 법으로 규정된 최저임금의 두 배 이상 지급하는 등 바리스타에 대한 처우도 다른 카페에 비해 개선하려고 늘상 노력한다.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빵과 쿠키도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브루클린의 이름난 베이커리에서 따로 공급받고 있다. 올 겨울부터는 쿠키를 직접 매장에서 구울 예정인데, 그에 앞서 저녁 시간대 매출을 높이기 위해 간단한 맥주도 판매하기로 했다.

아울러 그는 뉴욕 시내의 잘 알려진 카페들은 물론 한국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들과도 꾸준히 교류해오고 있다.

강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품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손님들이 커피 맛을 보고 만족감을 느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페니레인을 스텀프 타운이나 나인스 스트릿 같은 카페처럼 2호점, 3호점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성원 대표는

1969년 서울생. 1989년 파슨스 디자인 학교 패션디자인과에 입학하면서 뉴욕에 첫 발을 디뎠다. 졸업 직후인 1993년부터 2012년까지 속옷에서부터 스포츠 의류에 이르기까지 의류 디자이너로 재직하다가 2013년 6월 페니레인 카페를 창업했다. 맨해튼 시내 주요 스페셜티 카페는 물론 물론 한국 내 ‘나무사이로’와 ‘커피 리브레’ 등과도 교류하며 커피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페니레인’ 강성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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