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땐 '인공눈물', 코 마를땐 '바세린' 발라주세요

이순용 기자I 2014.11.06 05:33:37

건조한 날씨와 장시간 실내 난방이 각종 건조질환 불러
별도의 원인 질환 있는 경우 많아, 원인 진단이 가장 중요
평소에 가습기 사용하고, 물 많이 마시고, 자주 환기시켜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거리에 쌓이는 낙엽과 함께 집집마다 난방을 시작하면서, 우리 몸도 마치 낙엽처럼 메말라 금방이라도 바스락 소리가 날 것만 같다. 건조한 환경 탓에 눈이 충혈되거나 뻑뻑하고, 콧속이 메말라 코피가 자주 난다. 입안이 바작바작 말라 입냄새가 나기도 한다. 온통 건조주의보에 빠진 요즘, 가습기를 틀고 자주 환기를 시키고 물을 더 많이 마시는 기본적인 방법 외에 각 질환별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눈알이 뻑뻑 ‘안구건조증’… 하루 물 8컵 수분 섭취 필수

눈물은 안구를 잘 적셔서 눈을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눈물을 생성하지 못하거나 눈물의 성분이 부족해 빨리 마르게 되면 눈이 불편해지는데 이를 ‘안구건조증’ 또는 ‘건성안’이라고 한다. 눈물의 경우 나이가 들면 분비량이 감소한다. 그러나 기후가 건조하거나 특히 매연 같은 환경오염, 또는 황사 현상이 있을 때는 더욱 증상이 악화된다.

요즘처럼 건조하거나 바람이 많은 계절에는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눈이 충혈되고,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느낌,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 심하면 할퀴는 듯한 느낌도 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원인 요인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안구건조의 원인이 될 만한 상황을 피하고 인공눈물로 눈물을 보충해 안구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 눈물량이 부족할 경우 눈물이 내려가는 눈물점을 막아서 눈물을 보존하기도 한다. 실내가 건조하면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60% 정도 유지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위해 하루 8~10컵 정도 물을 마시는 게 좋다.

이종호 서울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안구건조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눈의 질병이나 피부질환이 있는지, 또는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이차적으로 결막염이 발생하고 증상도 만성화되기 쉽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검사 및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콧속이 간질간질 ‘비강건조증’… 습진땐 항생제 연고 사용

비강건조증은 코 속이 마르고 건조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콧속이 당기듯이 간지럽고, 코를 만지면 통증을 느끼며, 점막이 벗겨지거나 코피가 날 수 있다. 비염이나 부비동염 등 대부분의 코질환은 비강건조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특히 코점막의 분비 기능이 저하되거나 건조한 환경, 비염 등은 비강건조증의 주요 원인이다. 그리고 노인들이나 만성 질환자(신부전증, 항암 치료 환자, 고혈압, 당뇨 환자 등)는 코점막의 분비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별도의 비강질환이 없어도 많이 나타난다.

코를 후빈다든지 해서 비강 입구의 코털이 있는 부위에 감염이 되면 코 주위가 발갛게 붓고 단단해져 통증을 느끼게 되는 비전정염이 쉽게 발생하는데, 특히 어린이들에게서 흔하게 관찰될 수 있다. 어린이는 스스로 비강건조증을 감별하기 어려우나 코피를 자주 흘린다든지 코딱지가 많아서 숨쉬기에 방해를 주는 경우 비전정의 건조가 그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김용복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비강건조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코 점막에 약간의 염증이 생겨서라면 바셀린과 같이 기름기가 많은 연고를 콧속에 발라주면 많이 완화된다”며 “하지만 오래된 비전정염이나 습진이 동반된 경우라면 항생제, 혹은 부신피질호르몬제가 포함된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안이 바짝 ‘구강건조증’… 수시로 ‘껌 씹기’ 도움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있거나 음식 냄새를 맡았을 때 저절로 침이 나온다. 또 침은 잠을 자거나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에도 비록 적은 양이지만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분비되어 항상 입안을 촉촉이 적셔준다. 이러한 침이 어떤 원인에 의해 지속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타액분비량이 1분당 0.1㎖ 이하이면 ‘구강건조증’으로 진단한다.

구강건조증은 침을 분비하는 기관 자체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거나 또는 고혈압 치료제나 항우울제, 진정제, 항히스타민제, 식욕억제제 등과 같은 다른 약물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빈혈·당뇨 등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요인이나 방사선 치료, 계속적인 비타민A의 부족 등도 구강건조증과 연관이 있다.

하지만 구강건조증은 원인이 되는 약물이나 치료법, 병적 증상들을 중단하거나 치료하면 대부분 정상화된다. 단, 침 분비선에 문제가 생긴 경우는 다양한 치료법이 필요하다. 보조적으로는 구강점막을 부드럽게 하고 감염을 막기 위해 소독약을 넣은 인공타액으로 입안을 자주 적셔주어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부드러운 칫솔로 꼼꼼히 양치해주고 술·담배·강한 산성음식 등의 섭취를 줄이는 한편 자주 물을 마셔주는 생활요법만으로도 증상이 개선 가능하다. 수시로 무설탕껌 씹기, 레몬향 음료 복용, 구연산을 첨가한 양치용액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구강세척제는 입안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식사를 할 때 육류·야채·생선 등 여러 번 씹는 음식으로 저작작용을 유도하면 침 분비에 도움이 된다. 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자주 기분 전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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