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한국전력(015760) 부지 입찰 결과가 발표된 당일 9.17% 급락한 이후 지금까지 한달새 무려 34.6% 급락했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거듭한 끝에 3년2개월 전인 2011년 8월 수준까지 밀려났다.
한국전력 부지 고가매입 논란이 불붙은 가운데 배당여력 축소는 물론이고 경영투명성까지 거론되면서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게다가 유럽과 중국, 심지어 경기회복기에 접어든 미국에서조차도 경제지표가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하면서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앞으로 주가 하락의 더 큰 고비가 남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바로 ELS 녹인에 따른 기계적 매물 출회 가능성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대표 우량주이기에 과거 종목형 ELS가 상당수 발행됐던 2011년에서 2012년 기초자산으로 인기를 끌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번달부터 다음달까지 300억원 가량의 만기 물량이 나온다. 그런데 투자자에게는 손실 가능성을, ELS 운용자에게는 현물 매도를 의미하는 녹인이 주가가 16만 아래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5만 중반 가격에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ELS 물량이 포진해 있고, 13만원부터 14만원 사이에서 정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점 구간에서의 현대차 ELS 물량은 대략 100억원 초반 규모로 추정된다. 일평균 거래대금에 비춰 볼 때 많은 규모는 아닌데 ELS 구조상 녹인이 됐을 경우 물량이 일시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일부러 ELS 녹인 특성을 악용, 이익을 취하는 공매도 투자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관론 측에서는 현대차의 대차잔고가 최근 8일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도 이런 기회를 엿보는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공매도가 크게 늘어났거나 하는 점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증권사 파생담당 한 연구원은 “ELS 녹인이 발생하는 종목은 녹인 발생에 따른 기계적 매도도 문제지만 실적과 투자심리 악화 등 주가에 부정적 환경이 이미 조성돼 있다는 점도 함께 작용하기 마련”이라며 “주가 하락의 기울기를 더 키울 수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조선과 화학, 정유는 업황 악화와 함께 ELS 녹인까지 일어나면서 도통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확정 실적 기준 주당순이익비율(PER)은 5.4배, 주당순자산비율(PBR)은 0.85배로 지표상 저평가 국면에 다다랐다. 현대차 분석을 담당하는 섹터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다만 이는 지난 18일 110만원마저 하회한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주가가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투자매력을 통해 기계적 매도 우려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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