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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정현 “왕의 남자간의 대결? 민심 호도하는 것”

정다슬 기자I 2014.07.25 06:05:00
[전남 순천·곡성=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열심히 선거운동하느라, 살이 빠져서 턱선이 살아났다”

30도를 웃도는 후덥지근한 날씨. 한 여름 햇살에 새까맣게 탄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22일 순천시 연향동에 있는 한 건설현장에서 기자와 만나자마자 이렇게 자랑했다. 근처 함바집에서 단촐한 점심식사를 끝마치고 난 직후였다.

△이정현후보캠프 제공
이 후보가 출마한 순천·곡성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안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그로서는 어려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당색이 드러날 수록 어려운 정치지형 탓에 그는 당에서의 지원도 일체 거부한 채, 오직 ‘이정현’이라는 세 글자로 돌파하겠다며 ‘나홀로 자전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자전거를 타고 목욕탕과 전통시장 등을 돌아다니는 그의 유세스타일 때문에 후보 캠프에서도 “도대체 후보가 다음에 어디로 갈지를 알 수가 없어 다음 일정을 못 알려드리겠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오는 정도다.

이 후보는 ‘왕의 남자간의 대결’이라는 수식어 대해서는 “민심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뜬금없이 순천·곡성 선거에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이 등장하고 멀쩡하게 국정을 운영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등장하냐”면서 “그것은 맞지 않는 말일 뿐만 아니라 나는 그런 자격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는 누가 이 지역 발전과 이 지역 정치발전을 위해 적합하냐는 ‘인물대결’”이라고 규정하면서 “여권에서도 ‘호남예산지키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예산을 따오는 데 적극적인 이정현이 나오면서 순천·곡성에서도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 정치 바꿔보자, 순천 발전의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의식이 널리 입과 입을 통해서 퍼져나가고 있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정현 돌풍이 거세다. ‘순천투데이’ 조사(17∼20일 1541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3%포인트)에서 이 후보(45.5%)는 서 후보(35.8%)를 앞섰다. 여수MBC와 순천KBS가 지난 20~21일에 걸쳐 지역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도 이 후보는 38.4%, 서 후보는 33.7%의 지지율을 얻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여론조사 믿었으면 출마 못했다”며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광주에서도 가슴아픈 일이 있지 않느냐”면서 “일절 여론조사를 신경쓰지 않고 마지막까지 진심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던 이 후보는 끝까지 맹렬한 추격전을 펼쳤으나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12.7%포인트 차로 패한 적이 있다.

다만 이 후보는 19대 총선보다는 “살에 와닿는 공기가 다르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지금은 청년층, 여성층, 노인층, 면 단위 등 호남에서 새누리당이 가장 취약했던 계층에서 ‘한번 바꿔보자’라는 바람이 불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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