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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h WSF]"韓·호주 FTA, 전폭 지지..투자·교육·관광서 시너지"

이정훈 기자I 2014.05.26 06:01:0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 4월 한국과 호주는 5년여에 걸친 끈질한 협상 끝에 자유무역협정(FTA)에 최종 서명했다. 한국으로서는 11번째 FTA 체결이었고, 이로써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호주 시장이 활짝 열리게 됐다.

우리로서는 호주에 주로 자동차와 석유제품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호주는 원자재와 에너지 자원을 수출하는 상호 보완적인 교역구조를 가진 ‘가장 이상적인 FTA 파트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총리 재직 당시 한국과의 FTA 협상을 본격화했던 줄리아 길러드 전 호주 총리는 26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호주 FTA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이번 FTA가 양국 모두에게 경제적 이득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투자와 무역부문에서 큰 수혜를 예상하면서 교육과 관광에서도 두 나라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이데일리 제5회 세계전략포럼(WSF) 기조 연설자로 나서는 길러드 전 총리는 또 빈부 격차와 소득 불균형으로 인해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는데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를 풀 수 있는 것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 연말 호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을 희망했다.

첫 여성 최고 지도자이며 미혼이라는 점 외에도 많은 닮은 점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떤 역경도 딛고 일어나 다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박 대통령의 탁월한 리더십을 존경한다는 뜻도 밝혔다.

-정계 은퇴를 선언하셨는데, 근황이 궁금합니다.

△아주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현재 책 한 권을 쓰고 있는데요. 이제 거의 탈고하는 시점까지 와 있습니다. 책은 10월쯤 출간될 것 같습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비상근 선임연구원직도 맡고 있고,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명예교수로도 있습니다. 또 이데일리가 주최하는 이번 포럼처럼 전세계를 다니며 강연도 하고 있구요.

-총리 재임 이전에 교육부장관을 맡으시는 등 교육에 관심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네. 제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일인데요. 현재 ‘교육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lobal Partnership for Education)’이라는 단체의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개발도상국에서 보편적 교육을 확대하고 지원하는 선도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6월에 총회를 개최하는데, 여기서 향후 4년간 최빈국들의 교육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35억달러 기금을 출범시킬 계획입니다. 한국도 이번 총회에 참여했으면 합니다. 브루킹스연구소에서도 여성 교육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선진국들이 재정긴축을 펴면서 복지정책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습니다.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의 삶이 더 힘들어지고 있는데요.

△이 점에 대해 애석해하면서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무릇 정부란 모든 국민들에게 가장 큰 이익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나가야만 합니다. 총리로 일하면서 저 스스로도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을 위해 항상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가장 강조했었습니다. 올 11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그동안 G20 국가들은 성장과 일자리 문제에 초점을 맞춰 왔는데요,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런 이슈가 논의되기를 희망합니다. 경제정책은 노동자들과 일반 가계에 경제적인 안전을 제공해야만 하며 경제적 기회도 균등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총리 재직 당시 추진하신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대책들이 대기업 반발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압니다.

△온실가스로 인해 기후변화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이제는 이에 대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인식을 전세계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산화탄소로 인한 공해를 줄이고 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탄소 배출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이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해 더이상 인내심을 가져선 안된다고 봅니다.

-첫 여성 호주 총리를 지내셨습니다. 현재 한국 박근혜 대통령 역시 첫 여성 대통령이신데요. 여성 리더로서는 선배이신데, 박 대통령에게 조언하실 건 있으신지요.

△재계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정치에서 여성 리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맷집과 회복력이 강해야 합니다. 어떤 역경에 직면했을 때에도 딛고 일어나 다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능력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은 매우 강한 능력을 이미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박 대통령의 탁월한 리더십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호주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최근 4년만에 타결됐습니다. 이로 인해 양국간 경제 교육과 공조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양국에 어떤 경제적 이득이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제가 총리로 취임할 당시부터 호주와 한국간 FTA 협상은 진행됐었고, 저 역시 양국간 FTA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쪽이었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늦었지만 지난 4월에 FTA가 성공적으로 타결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양국 정부에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양국 모두 이번 FTA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특히 투자와 무역 부문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입니다. 관광과 교육 부문 역시 양국간 시너지가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호주 공장을 폐쇄하는 등 호주 제조업 기반이 크게 약화되고 있습니다. 임금 상승과 호주 달러화 강세 탓인데요. 이런 점에서 한국도 마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야할까요.

△총리로 일할 때에 호주 달러화 가치에 대해서는 절대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전직 총리인 지금도 마찬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호주 달러화 강세가 호주 제조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해법은 인위적으로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기존 산업을 지속적으로 혁신시키고 새로운 산업과 응용분야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또한 제조업에서 높은 숙련도를 가진 훌륭한 노동인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교육과 과학기술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정부가 투자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21세기 제조업에서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교육과 기술 개발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어린 학생 등 많은 목숨을 잃은 끔찍한 사고가 있었는데요.

△그렇게 많은 인명, 특히 어린 학생들의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대해 한국 국민 모두에게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애도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비극적인 참사를 경험한 피해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너무 큰 슬픔이었습니다. 부디 이번 사건이 한국 사회에서 안전문제와 산업정책이 전면적으로 개혁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끝으로, 이번 제5회 세계전략포럼 연설에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실 계획이신가요. 이번 포럼에 기대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지금 이 인터뷰에서 논의하고 있는 이슈들이 모두 기조연설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포럼에 참석하는 많은 한국 청중들로부터 배울 것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훌륭한 포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초청해주신데 대해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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