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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다국적제약사의 복제약, 국내시장서 통할까

천승현 기자I 2013.10.21 06:00:00

한독테바, 내달부터 영업.."해외서 검증된 제품으로 공략"
"국내시장 이미 포화, 쉽지 않을 것" 시각도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전 세계에서 연간 20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복제약(제네릭) 전문 다국적제약사 테바가 국내 시장에 진입한다. 해외에서 검증된 제네릭의 침투라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이 긴장하는 눈치다. 반면 이미 포화된 국내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빠른 시일내 테바의 제네릭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7일 한독테바는 내달부터 본격적인 국내 영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독테바는 이스라엘 다국적 제약사인 테바와 한독(002390)이 설립한 합작회사다. 테바가 제품을 공급하고 한독테바와 한독약품이 공동으로 영업을 담당한다.

한독테바는 오는 2016년까지 항암제, 중추신경계, 호흡기, 순환기 제품 등을 중심으로 56개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최근 허가받은 간질약 ‘레비티퀄정’의 영업을 오는 11월부터 시작한다. 이 제품은 UCB제약의 간질약 ‘케프라’의 제네릭 제품이다. 또 기존에 명문제약을 통해 판매했던 중추신경계 제품 2개와 항암제 9개 품목의 판권을 회수해 조만간 직접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한독테바 측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위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테바는 미국 제네릭 시장에서 16.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작 크린스키 한독테바 회장은 “테바가 내놓은 의약품은 세계인이 믿고 쓰는 이미 검증된 제품이다”며 한국시장 공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제약사의 제네릭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는 의사들의 경우 유명 다국적제약사라는 브랜드 가치가 매력이 될 수 있다”고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 반해 테바의 국내 시장 성공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시선도 있다.

한독테바 발매 예정 제품 및 경쟁제품 수
테바의 제네릭은 국내업체의 제품과 품질면에서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테바가 제네릭을 허가받으려면 한국인을 대상으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진행하고 식약처의 제조공정 실사를 거쳐야 하는 등 국내업체와 똑같은 허가절차를 밞아야 한다. 허가를 담당하는 식약처도 “허가받은 제네릭의 품질은 모두 동등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결국 영업력이 관건인데, 대부분의 제네릭 시장에서 막강한 영업력을 갖춘 국내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한독테바의 영업력으로 단기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업체들은 일부 시장에 100개가 넘는 제네릭을 내놓은 상태다.

한독테바가 내달 발매하는 ‘레비티퀄’의 경우 15개의 똑같은 제품과 경쟁해야 한다. 향후 발매 예정인 제품들도 대부분 경쟁사들이 진입해있는 기존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게 된다.

테바의 제네릭이 가격 경쟁력에서도 다른 제품과 우위에 있지는 않다. 최근에 보험약가가 등재된 레비티퀄1000mg의 약가는 1113원으로 경쟁약물과 유사한 수준이다.

홍유석 한독테바 사장은 “국내 제네릭 시장이 상당히 어렵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첫술에 배부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테바와 한독의 강점을 합쳐 차근차근 영업을 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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