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리비아 쇼크에 급락세..다우 1%대↓

피용익 기자I 2011.02.23 04:53:28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22일(현지시간) 오후 거래에서 급락세를 나타냈다. 리비아 사태가 사실상 내전으로 확산되면서 중동발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오후 2시47분 현재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73.05포인트(1.40%) 하락한 1만2218.20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2.49%, S&P500 지수는 1.96% 각각 하락했다.

리비아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제2도시 벵가지를 장악한 데 이어 시위가 수도 트리폴리까지 확산되면서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군의 무차별적 유혈 진압으로 수백명의 시민들이 숨지고, 수천명이 다치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응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카다피는 이날 국영 TV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에서 "나는 혁명의 지도자이며, 혁명은 죽을 때까지 희생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 사태는 국제 유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리비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8대 산유국으로, 1일 원유 생산량은 160만배럴에 달한다.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94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을 반영하며 엑슨모빌이 1%대 오르는 등 에너지주 강세에 주요 지수는 한 때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고유가가 기업에 부담을 높인다는 우려가 높아지며 주가는 다시 낙폭을 확대했다. 특히 델타, 유나이티드컨티넨털, US에어웨이즈 등 항공주가 5~8%대 낙폭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불안감을 이용해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업종별로는 은행주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씨티그룹은 4.33%, JP모간은 3.94,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4.07% 각각 내렸다.

이날 발표된 기업 실적도 주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월마트는 7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한 여파로 3.94% 하락했고, 반즈앤노블은 배당 중단 소식에 11.77% 빠졌다.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S&P와 케이스-쉴러가 발표한 12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4% 하락한 142.4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말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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