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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1만선 붕괴..`글로벌 위기감 증폭`

김기성 기자I 2008.10.07 05:39:16

금융위기 글로벌 확산 공포감 고조
다우 한때 800p 폭락..낙폭 절반 축소
신용경색 심화..금융주 동반 하락
국제 유가 8개월만에 배럴당 80弗대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6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 지수의 1만선이 4년만에 붕괴되는 등 주요 지수가 또다시 일제히 폭락했다. 

지난주말 미국 정부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안 발효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와 경기후퇴(recession)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공포감이 증폭된 결과다. 특히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됐다. 이로 인해 아시아,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이 연쇄적으로 곤두박질쳤다.

장중 한때 무려 800포인트나 폭락했던 다우 등 주요 지수는 장후반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절반 가량 줄이긴 했으나 금융위기 전염에 대한 걱정은 최고조에 달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1993년 도입 이래 사상 최고치에 올라섰다.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실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은 오히려 심화됐다. 3개월짜리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와 미국의 기준금리간 스프레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의미다. 은행간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대출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동성 공급을 대폭 확대했고,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한때 9665.10까지 곤두박질쳤던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대비 369.88포인트(3.58%) 급락한 9955.50으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가 1만선 밑으로 내려앉기는 지난 2004년10월29일 이후 처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4.43포인트(4.34%) 추락한 1862.96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056.89로 42.34포인트(3.85%) 후퇴했다.

◇美 구제금융발효 불구 `글로벌 돈맥경화`..금융주 일제 급락

미국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안 발효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금융시장의 극심한 신용경색이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가 유럽 등 전세계로 더욱 확산되고, 그 결과 글로벌경제가 후퇴국면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달러시장의 유동성을 가늠하는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는 이날 급등했다. 특히 3개월짜리 라이보와 하루짜리 초단기대출금리(OIS)간 스프레드인 라이보-OIS도 298bp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는 2주전의 129bp와 한달전의 81bp에 비해 급등한 것이다.

3개월짜리 유리보(유로은행간금리)도 7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의 금융위기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날 유럽 주요국 주식시장은 일제히 폭락했고, 유로 가치도 급락했다.

한편 금융위기 확산 우려감이 증폭되면서 금융주가 급락했다. 씨티그룹(C)은 5.1% 떨어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AC)와 골드만삭스(GS)는 각각 6.5%와 3.1% 뒷걸음질쳤다.

◇연준, 금리인하 전망 고조..금리선물 75bp↓ 반영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극심한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대폭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오는 29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행 연 2%에서 1.25%로 내려간다.

더나아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연준이 10월 FOMC 이전에 기습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늘어나고 있다.

한편 연준은 이날 은행 대출시스템인 `기간입찰대출(TAF)`의 규모를 연말까지 종전의 두배인 9000억달러로 대폭 확대하는 한편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주말 하원의 구제금융법안 승인 직후 신용위기를 틀어막기 위해 모든 권한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내일(7일) 전미기업경제협회(NABE) 연례 회의 연설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할지 주목되고 있다.

◇국제 유가 `8개월만에 80달러대`

국제 유가가 8개월만에 배럴당 80달러대로 떨어졌다. 
 
금융위기와 경기후퇴가 전세계로 확산돼 유가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이 반영됐다. 유로 대비 달러 가치의 급등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6.07달러(6.5%) 급락한 87.81달러로 마감했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내려가기는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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