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엔 '지수'보다 '종목'을

이진우 기자I 2005.11.27 09:08:02

(주간전망)단기 급등은 부담..개별종목 수익률 게임 가능성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주가가 코스피는 1300포인트에 근접하고 있고 코스닥은 700선을 돌파하는 등 랠리라고 불러도 괜찮을만한 강한 상승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시장의 관심은 늘 주가가 오를지 또는 내릴지의 문제일 뿐이긴 하지만 현재 시장의 이슈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더 오를 수 있을지 아니면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받을지가 이번주 시황의 관건이다.

증권사들은 주가가 단기급등한 만큼 언제든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상승흐름을 바꿀만한 변수는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꽤 오래된 일이지만 시장의 전략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묻지 말고 장기적으로는 오를 테니 주식을 들고 가라'는, 나름의 일관성은 있으되 '1주일의 전망'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의견을 내놓곤 한다. 결국 투자자들이 할 일은 주가가 오를만한 변수와 내릴만한 이유를 골라놓고 어떤 쪽에 무게를 실을 지 결정하는 일이다.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이유들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의 가장 큰 근거는 주식시장에 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순부터 잠시 주춤하던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세는 11월 초에 들어서 다시 가속도를 얻고 있다. 주간 단위 주식형펀드 일평균 잔고 증감 추이는 펀드간 대체로 인해 순유출로 집계됐던 11월 첫째주 이후, 2주 연속 일평균 1000억원 이상의 유입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자금 흐름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상승기조가 바뀔 이유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의 랠리 지속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는 재료다. 특히 미국 시장의 강세 배경에는 연준의 금리인상 종결시점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상당부분 작용하고 있는데 12월 13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만 FOMC 결과에 따라 이같은 분위기가 가속도를 받을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글로벌 증시의 동반 상승과 연말 장세라는 시기적인 특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승세 지속을 점치는 시각이 강하다.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 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유가증권 시장의 수급 구도는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하는 경향히 커 다소 불안정한데 비해, 코스닥 시장은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을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전개중"이라고 밝혔다. 코스닥 시장은 9월 이후에만 투신권이 5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주가가 내릴수도 있어 보이는 이유들

'증시로의 자금 유입세'가 주가 상승을 담보하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1300포인트에 근접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소극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투신권의 소극적인 매매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이 문제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은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에 다소의 허수가 들어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11월 들어 지난주말까지 투신권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200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지만 같은 기간의 차익 프로그램 매매가 1조4000억원대의 순매수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신권의 실질 매매는 사실상 중립 혹은 소폭의 매도우위인 상태라고 밝혔다.

그런데 11월 들어 투신의 순주주식형 잔고는 1조1514억원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이 소극적인 매매를 나타내는 것은 최근 투신 주식형 잔고의 증가분에는 실질적인 주식 매수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신규 자금의 유입 뿐만 아니라, 만기가 된 기존 펀드의 재투자분이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추정이다. 즉 실질적으로는 신규 자금유입이 아닌, 기존 주식보유분의 평가차익의 개념일 뿐이라는 뜻이다.

최근 급등으로 인한 기술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60일 이격도와 20일 심리도가 각각 118.76%와 100%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주요 고점 수준과 비교할 때 다소 과다한 수준이다.

지난주의 주가 급등이 대부분 차익중심의 프로그램 매매에 연동되어 있고 실제 현물시장의 주요 매매주체들은 대부분 순매도를 보였다는 점도 부담이다. 수급상황이 인위적이라는 지적인데, 프로그램 잔고는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오름 폭을 키워나가는 상태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대내외 악재로 인한 충격 요인이 발생하거나 12월 트리플위칭데이에 근접할수록 증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관심..수익률 게임 가능성

삼성증권은 11월은 시장 전반적 상승을 통한‘지수레벨업’이 가능했지만, 12월은‘종목별 수익률 게임’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상 연말랠리의 전통적인 특징은 ‘11월 강세’ vs ‘12월 약강세’의 기조였던 것도 사실이다. 삼성증권은 단기투자자들은 12월 장세가 수익률 극대화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중장기 투자자는 내년을 대비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시기라고 조언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업종별 순환매속에 중소형주의 강세를 점쳤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과 삼성전자 등 IT 주도주들의 전고점 돌파 등이 주가지수 상승세 지속을 위한 조건이지만 아직 특별한 모멘텀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중소형주나 코스닥 시장 중심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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