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글로벌 기업들이 AI(조류 인플루엔자)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에서 처음 AI 인간 감염 사례가 3건이 확인되는 등, `AI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은 2003년 세계적으로 600억달러의 손실을 초래한 SARS(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폐해를 겪은 기업들이, AI에 대한 항(抗)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 비축과 비상시 해외 사무소의 위치 변경 같은 예방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가령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는 AI 발생 국가로 직원이 출장이나 여행을 갈 경우, 부사장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유사시 집단 대피를 위해, 아시아와 동유럽에 근무하는 8000여명의 직원들에 대해 여권 갱신을 지시했다.
3M은 사스 때 위력을 발휘한 N-95 안면 마스크 생산을 대폭 늘리는 한편, 해외여행을 떠나는 임원들에게 마스크와 특수 장갑, 타미플루 지급을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온라인 가상공간 근무 시스템 확장에 착수했다. 리사 브루멜 부사장은 “AI 확산시 방역·격리 조치가 진행될 경우, 7000명의 아시아 지역 임직원들이 온라인상에서 재택(在宅) 근무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석유회사인 BP도 유사시 지속돼야 할 핵심 업무와 재택 근무가 가능한 업무를 구분하고, 직원 이동시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 등을 담은 `비상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말레이시아 등에 40개의 공장을 운영 중인 싱가포르의 플렉스트로닉스는 마스크·장갑과 타미플루 비축을 시작했으며, 열(熱)영상 스캐너를 구입해 임직원들의 체온 검사를 시작했다.
호텔과 항공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메리어트 호텔은 아시아 지역 호텔 투숙객들과 종업원들의 안전을 위해 특수 마스크를 구입·비치했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청정(淸淨)기구로 호텔 객실과 시설을 청소한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AI 유사 환자 탑승에 대비한 `표준행동절차`를 마련, 승무원 훈련을 실시 중이다.
또 미국 카길사는 태국 내 200개의 가금(家禽)류 농장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출입을 전후해 한 차례씩의 샤워를 의무화했다.
한편 AI는 중국에서만 최근 한 달 동안 13곳에서 발생했고 지난주 사망한 인도네시아인 2명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WHO의 클라우스 스토 박사는 “AI 확산시 경제적 손실은 8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