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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2000)국채선물, 선물시장 대표상품으로 부상

선명균 기자I 2000.12.30 10:32:33
올해로 개장 2년째를 맞은 한국선물거래소에서 올 한해 가장 주목할 만한 상품을 꼽으라면 단연 국채선물이다. 양적으로도 지난해에 비해 400%이상의 거래량 증가율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 몰락과 극심한 신용경색으로 왜곡돼버린 금융시장을 반영하듯 가격면에서도 기록적인 상승을 나타냈다. 지난해 9월29일 상장, 거래된지 1년3개월만에 CD선물과 달러선물 등을 제치고 선물시장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국채선물을 되돌아본다. ◇거래량 급증- 양적성장 두드러져 2000년은 국채선물로서는 양적으로 큰 성장을 거둔 한해였다. 선물시장의 전체 거래량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국채선물도 12월29일 폐장될때까지 누적거래량 153만8507계약을 기록, 전년대비 무려 418.2%의 거래량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루평균 거래량은 6361계약. 이로써 국채선물은 선물시장 전체거래량의 52%를 차지하며 선물시장의 대표상품으로 부상했다. 국채선물 거래량이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채권시가평가제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7월부터 채권시가평가제가 시행되면서 채권 보유기관들이 금리변동에 대비해 헤지수단으로 국채선물거래를 크게 늘리기 시작한 것. 특히 7월5일에는 단일상품으로는 최다인 1만8623계약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투신사에게 지난 6월1일부터 매수거래를 가능케 함으로써 투신사의 국채선물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 8월14일부터 국채선물의 증거금을 종전 2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낮추면서 개인들의 비중이 커진 점도 거래량 증가에 일조했다. 국채선물이 이렇게 각광을 받으면서 같은 금리선물인 CD선물은 지난해 거래량 34만9812계약에서 올해 2801계약으로 급감,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 투자자별 거래동향을 보면 은행권이 전체의 27%로 수위를 차지했고 개인이 20%로 그 뒤를 이었다. 투신권과 증권사는 각각 15%씩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시중여유자금이 안전한 은행예금으로 몰리면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국채선물시장에 적극 참여했다. 투신권의 경우 채권시가평가제가 시행되면서 헤지성 매도포지션에 주력했다. ◇가격상승- "안전자산 선호현상" 대변 올한해 한국 금융시장은 극심한 불균형에 시달렸다. 주식시장의 붕괴와 회사채시장의 몰락 등으로 국고채는 최고의 투자상품으로 떠올랐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안전자산 선호현상(Flight to Quality)"이라는 말이 채권시장의 유행어가 되버릴 정도로 투자처를 찾지못한 시중자금이 국고채로 몰려들었다. 국고채의 품귀현상은 곧 국채선물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1월4일 95.34포인트로 시작한 국채선물은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9월5일 100.45포인트로 올라섰다. 9월15일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선언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현물금리가 상승하자, 국채선물 12월물은 9월22일 보름여만에 98.11포인트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11월초 이후 계속된 국고채 선호현상으로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국채선물도 급상승, 12월14일 종가기준 103.54포인트까지 올라가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1월9일에는 단 하룻동안 101틱(1.01포인트)이 상승하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2001년 국채선물 전망 금융불안이 쉽사리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채권시장의 강세와 이에따른 국채선물시장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선물시장 한 관계자는 "현재 주식시장의 경우 거래대금 기준 선물이 현물보다 2배이상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선물비중이 현물의 20%에도 못 미친다"며 "그만큼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 이후 금리상승 가능성이 전망됨에 따라 헤지차원의 국채선물 이용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물 채권시장에서 2000년과 같은 수익률 급락이 다시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에 국채선물을 이용해서 초과수익을 올리려는 욕구가 커질 것이다. 채권 대차거래가 활성화되면 국채선물과 현물 채권을 연계한 차익거래도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들의 특수한 요구에 맞는 장외파생상품이 개발되면 국채선물은 헤지수단으로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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