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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여전히 불안한 외환시장, 달러공급우위에 관심

손동영 기자I 2000.10.22 11:40:03
지난주 외환시장은 달러의 수급을 무시한 채 미국증시나 역외세력에 철처히 농락당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짓눌렀고 달러/원 환율은 일주일동안 1122.80원에서 1142.90원까지 20원이상을 오르내렸다. 특히 역외세력은 한때 한국 원화를 공략하려는듯 무차별적으로 달러를 사들이며 환율을 끌어올렸고 미국 증시가 급반등하자 이젠 달러팔기로 돌변, 환율을 주초반 수준으로 되돌려놓기도했다. 이번주(10월23~27일) 환율에 대해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대체로 달러공급 우위에 따른 점진적인 하락세를 예상하고있다. 월말이 다가옴에 따라 수출기업들의 네고물량 공급이 늘어나는데다 외자유치 자금들이 속속 외환시장에 들어올 때가 됐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국내외 증시가 지난주말의 안정세를 이어갈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데다 역외세력의 움직임도 예측키 어렵다. 이에 따라 시장참가자들의 전망치도 제각각이다. 1110원대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1140원이상의 환율을 예상하는 사람도 있다. 평균적인 전망치는 1120~1135원 수준. 상승요인 : 구조조정 지연등 불안요인 지속, 세계적 달러강세, 증시 불안 재연, 역외세력 달러매수 하락요인 : 월말 수출기업 네고물량 유입, 외국인 주식순매수 전환, 외자유치자금 공급, 국내외 증시 회복 ◇지난주 외환시장 흐름 지난주 최저환율은 16일 개장초반 기록한 1122.80원. 월요일부터 주가가 급등세로 출발하자 전일대비 5원이상 급락세로 출발한 환율은 달러수요우위로 점차 하락폭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가 약세로 돌아선 17일이후 환율은 날개를 달았다. 17일 113.20원까지 올라선 환율은 18일 개장초 1140원까지 치솟았다.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1138원대까지 환율이 오른 영향을 받았다. 18일 1137.30원으로 마감한 뒤 열린 역외시장에서 환율은 1148원대까지 급등했고 그 영향은 19일 국내외환시장을 강타했다. 역외세력의 달러매수가 갈수록 거세지며 이날 환율은 지난 2월25일이후 8개월만에 최고치인 1142.90원으로 폭등, ‘국제투기자본의 원화공략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했다. 그러나 단기급등에 대한 경계감이 형성되면서 환율은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고 20일엔 미국증시의 급반등에 힘입어 국내증시마저 급등세를 보이자 큰 폭으로 하락했다. 1126.50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결국 월요일 종가보다 불과 1.10원 높은 1128.50원으로 일주일 거래를 마감했다. ◇이젠 수급장세가 펼쳐지나 지난주 환율이 미국과 국내증시의 동향, 역외세력의 달러매매동향등에 철저히 뒤따르는 모습을 보인데 비해 이번주엔 달러수급이 중요한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기업들의 네고물량 공급이 늘고 쌍용양회등 대기업의 외자유치자금 공급이 예정돼있기 때문. 지난 20일 외국인의 주식순매수에 따라 주초반 외환시장에 공급될 자금만 2억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반적인 수급이 공급우위로 전개될 것이란데는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는 상황. 많은 시장참가자들이 이번주 저점으로 1120원수준을 제시하는 근거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단순히 수급만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급요인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주 환율을 끌어올린 온갖 악재들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된게 없다. 모든게 가변적이고 예측도 쉽지않다는 점에서 수급만 보고 외환거래에 임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불투명한 외환시장의 변수들 미국증시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 ‘급락세는 일단 멈췄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라 긍정적 해석이 많다. 그러나 상승국면 진입을 확신할 수 없어 당분간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는 혼조세가 유력한 만큼 외환시장도 이에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내증시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변수다. 외국인들의 주식매매동향도 마찬가지다. 지난 6일이후 9영업일동안 순매도에 나섰던 외국인들은 지난 19일 134억원 순매수로 반전한 뒤 20일에는 순매수규모를 2654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시장수급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이들의 움직임이 어떤 방향으로 굳어지느냐가 중요한 상황이다. 국제유가나 동남아통화도 관심꺼리다.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며 다리 33달러대로 올라선 국제유가가 우선 주목된다. 또 미국증시의 반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인 동남아 주가와 통화가 그 기세를 얼마나 유지할 지도 관심. 대만증시나 대만달러의 움직임은 우리와 경제구조의 유사점이 많다는 측면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중대변수다. 역외세력이 환율움직임의 열쇠를 쥐고있는 양상은 또다시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매수 혹은 매도, 어느 쪽이든 국내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의 환율전망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은 1120원정도를 이번주 저점으로 예상한다. 공급우위인 달러수급에 더 무게를 두는 딜러들은 1116원선까지 예상하는 형편. 이들의 경우 고점은 대개 1130원선에서 멈춘다. 이번주 고점에 대해선 아무리 낮춰잡아도 1130원은 넘을 것으로 본다. 특히 수급보다 시장주변의 불안요인에 무게를 두는 딜러들은 1140원대에 재진입할 가능성도 거론하고있다. 딜러들이 제시하는 이번주 환율의 범위는 1120~1135원선. 시중은행 한 딜러는 “절대적인 공급우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1120원선까지 하락한 뒤 추가하락이 제한되는 모습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증시와 역외세력, 동남아 통화등 다양한 변수에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피곤한 한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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