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아침에 혈압이 반복적으로 높게 측정된다면 단순 혈압 문제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기도 폐쇄로 산소 부족과 교감신경 활성화를 유발해 혈압 상승을 초래한다. 특히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 수면무호흡증 유병률이 높으며, 코골이·무호흡·야간뇨 등 증상이 동반되면 수면다원검사를 권장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혀 호흡이 멈추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체내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뇌가 반복적으로 각성하게 되면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결과적으로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에 부담이 증가해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정상인은 수면 중 혈압이 낮 동안보다 10~20% 정도 감소하지만,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는 혈압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논디퍼(non-dipper)’ 패턴이나 새벽으로 갈수록 혈압이 오히려 상승하는 ‘라이저(riser)’ 패턴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아침 고혈압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수면의학센터의 Christian Guilleminault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야간 혈압 상승과 아침 고혈압을 유발하는 중요한 심혈관 위험인자”라며 “특히 아침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환자에서는 수면호흡장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외 연구에서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상당수에서 아침 고혈압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음에도 아침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여러 종류의 혈압약을 사용해도 혈압이 안정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는 수면무호흡증 유병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아침 혈압이 반복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고혈압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고 있다”며 “특히 코골이와 수면 중 무호흡, 야간뇨, 아침 두통, 만성 피로, 주간 졸림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적극적으로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아침 혈압이 135/85mmHg 이상으로 반복 측정되거나, 혈압약을 복용 중인데도 아침 혈압이 높게 유지되는 경우, 세 가지 이상의 혈압약을 사용해도 혈압 조절이 어려운 경우다. 또한 심한 코골이나 무호흡 증상이 있거나 비만, 목둘레 증가, 야간뇨가 동반되는 경우에도 검사가 권장된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잠을 방해하는 질환이 아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고혈압은 물론 심방세동, 심부전,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수면무호흡증을 조기에 발견해 양압기 치료 등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혈압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원장은 “아침 혈압 상승은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며 “특히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거나 코골이와 졸림 증상이 동반된다면 신경과 전문의가 있는 수면클리닉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 치료에서 놓치기 쉬운 원인 중 하나가 수면무호흡증인 만큼 아침 혈압이 높다면 수면 건강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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