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와?" 2000원대 이마트 햄버거…맥도날드도 놀랄 기세 [먹어보고서]

한전진 기자I 2024.10.06 08:41:19

6480원 치킨 이은 초저가 어메이징 버거
"패티가 두장" 시중 더블 버거 반값 수준
즉석조리상품 힘주는 이마트의 목표는
"스타 상품 지속 개발…본업 경쟁력 강화"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이마트 어메이징 더블더블 버거(왼쪽, 2980원), 어메이징 블랙통치킨 버거(3480원) (사진=한전진 기자)
편의점 버거와 프랜차이즈 버거 그 사이 딱 중간의 맛이다. 편의점 버거보다 투툼한 패티와 재료의 신선함이 돋보인다. 프랜차이즈 버거만큼 미각을 확 사로잡진 않지만 무엇보다 가격이 착하다. 김밥 한 줄(3000)원보다 싼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이면 소비자에게는 매우 좋은 선택지다. 의외의 강점은 포장이다. 플라스틱 곽 포장으로 냉장고에 넣어두고 이따금 꺼내먹기 좋다.

6480원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내놨던 이마트(139480)가 이번에는 초저가 버거를 들고 나왔다. 1개 가격이 2980원인 ‘어메이징 더블더블 버거’다. 패티와 치즈를 두 장씩 넣은 제품으로 국산 패티, 그릴드 어니언 등을 재료로 썼다. 시중 햄버거 브랜드의 더블버거와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앞서 초저가 치킨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이젠 햄버거까지 제품군을 확장한 셈이다.

이외에도 이마트는 치킨 패티를 넣은 ‘어메이징 블랙통치킨 버거’도 3480원에, 윙봉을 허니소스로 코팅해 마치 교촌치킨을 연상시키는 ‘어메이징 허니 윙봉’(16입)도 9980원에 내놨다. 이마트는 어메이징 버거 개발에 6개월이 넘는 시간을 들이고 부자재 대량 발주로 가격을 낮췄다고 했다. 이쯤이면 이제 이마트는 일종의 패스트푸드점(?)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이마트 어메이징 더블더블 버거 (사진=한전진 기자)
직접 어메이징 버거를 맛보기 위해 이마트 목동점을 찾았다. 매장의 델리(즉석조리코너)에는 이미 많은 소비자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곳에서 어메이징 버거 2종과 어메이징 허니 윙봉 제품을 각각 구매했다. 어메이징 버거는 내부 버거가 훤히 보이는 플라스틱 곽 포장이다. 구매 후 즉석에서 바로 먹기는 힘들지만 집에서 그릇 등에 덜어 전자레인지를 활용하기는 좋다.

큰 기대가 없다면 만족할 만한 맛이다. 더블더블 버거는 노브랜드 버거의 ‘NBB 오리지날’ 패티의 맛과 유사하다. 피클 토핑으로 편의점 대표 버거인 ‘불벅’의 맛도 난다. 블랙통치킨 버거는 오징어 먹물빵에 닭가슴살 패티를 썼다. 보통의 치킨 버거 맛에 치즈와 스파이시 소스가 살짝 가미된 느낌이다. 전자레인지를 30~40초 가량 돌리면 치즈가 녹으면서 좀 더 풍미가 살아난다.

물론 아쉬운 것은 토핑이다. 양상추 토마토 등 다른 재료가 더 들어갔다면 더 풍부한 맛이 났을 것 같았다. 고기 위주 토핑이다 보니 쉽게 물리는 느낌이다. 아마도 유통기간과 제품 단가를 생각해 토핑을 구성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별도로 양상추나 토마토를 구매해 함께 넣어 먹는다면 나름 대안(?)이 될 것 같았다.

이마트 어메이징 허니 윙봉‘(9980원) (사진=한전진 기자)
의외의 다크호스는 어메이징 허니 윙봉이었다. 닭 날개 윙(아랫날개)과 봉(윗날개)구성으로 16조각이 들어있다. 짭조름하게 염지가 된 닭 날개에 허니 소스의 달콤함이 어우러진다.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밥 반찬이나 술안주로도 괜찮았다. 다만 교촌치킨처럼 바삭한 타입의 치킨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그래도 998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이마트에 방문한다면 모두 충분히 살만한 즉석조리 식품이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기획력이 돋보이는 상품이다. 어메이징 델리 시리즈는 이마트의 스타상품 발굴 프로젝트다. 맛과 가격 모두를 잡은 상품을 지속 개발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8월 출시한 어메이징 완벽치킨은 출시 50일도 되지 않아 40만팩 이상 팔리는 성과를 거뒀다.

쉽게 말해 ‘마트에 올 이유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마트의 목표다. 현재 대형마트는 이커머스에 밀려 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식음료(F&B)와 델리는 대형마트의 마지막 희망과도 같다. 먹고 마시는 것은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쿠팡 등 이커머스가 범접하기 어려운 분야다. 이마트의 패스트푸드점화는 결코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이마트 목동점 델리 코너에 모여 있는 소비자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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