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9억짜리 주택, 연금 가입하면 월 275만원 받는다

전선형 기자I 2022.10.17 05:00:00

55세 이상, 공시가 9억원 이하 주택 있다면 가입
70세, 9억 기준으로 매월 275만원 받을 수 있어
집값 하락시 수령액 줄어...가입타이밍 잡는 게 중요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77세 이순자 씨는 주택연금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 언제까지 자식에게 용돈을 받으며 손을 벌릴 수도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 씨는 현재 몇년전 자금을 모아 구입한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 오피스텔은 주택연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주택금융공사에서 상담을 하니 법이 바뀌어서 오피스텔도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 씨는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자식들도 용돈 주는 것을 버거워하는 눈치”라며 “언제까지 자식들에게 손 벌릴 수도 없고, 주택연금을 통해 100만원 정도 매달 받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생활비에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주택연금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누적 가입자는 벌써 10만명을 넘어섰다. 평생 가지려 했던 집을 ‘저당 잡힌다’는 생각에 과거 꺼려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집을 든든한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졌다. 노년이 돼서도 눈치보지 않고, 당당한 월급쟁이로 살아가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16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 수(누적)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주택연금은 최근 6년(2016년~2021년)간 매년 1만명 이상이 가입했으며, 특히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매월 1000명 이상이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집값이 하락한다는 예상에 서둘러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올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주택연금이란 주택을 담보로 맡기면 평생 혹은 일정 기간 매달 연금을 받는 정부 보증 금융상품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주택금융공사가 담보주택의 보증서를 발급하면 이를 은행에 제출해 대출을 실행하고 이 자금을 연금으로 받는 것이다.

주택연금을 받게 되면 가장 많이 접하는 상품이 ‘일반 주택연금’일 것이다. 이 상품의 가입요건은 현재 공시가 9억원 이하(시세 약 12억 원) 주택을 소유하고, 부부 중 한 사람이 55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물론 다주택자라도 합산가격이 공시가격 등이 9억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고, 공시가격 등이 9억원을 초과하는 2주택자의 경우 3년 이내에 1주택을 팔겠다고 약속하면 가입할 수 있다.

우대형 주택연금 상품도 있는데, 이는 본인 또는 배우자 중 한 명이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 2억원 미만 1주택자만 가입 가능하다. 물론 담보로 잡으려는 주택에 담보대출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상환해야 가입이 가능하다.

연금액은 가입시점의 가입자 연령(부부중 연소자 기준) 및 주택가격 등에 따라 결정된다. 연령이 높을수록,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주택연금을 더 많이 수령할 수 있다. 특히 한번 설정된 가격은 주택가격이 내리거나 올라도 변동이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입 시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연금액은 일반주택, 노인복지주택, 주거목적 오피스텔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다. 예를 들어 70세, 공시가 9억원 규모의 일반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한 달에 주택연금 규모는 275만6000원 정도가 된다. 같은 가격의 오피스텔이라면 219만7000원, 노인복지주택은 235만5000원을 받을 수 있다.

주택연금 이용 시 세금혜택도 있다. 주택연금 가입주택이 5억원 이하이면 재산세(본세) 25%가 감면된다. 5억원이 초과하면 5억원에 해당하는 재산세 25%만 감면된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만약 주택연금을 받는 도중 이사를 하게 될 경우에는 주택금융공사에 담보 변경을 반드시 신청해야 한다. 물론 담보 물건이 변경됐기 때문에 담보가치 증감에 따라 월지급금이 달라지거나 정산이 필요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또 주택 소유자가 중도에 사망할 경우가 발생한다면 배우자가 6개월 이내에 담보주택 소유권이전등기(신탁방식 주택연금의 경우는 제외한다) 및 금융기관에 대한 노후생활자금 금전채무의 인수를 마쳐야 계속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아울러 주택연금도 중도에 해지가 가능하다. 다만, 해지 시 약간에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야 한다. 중도해지 시에는 지금까지 받은 연금 및 이자를 갚아야 한다. 주택연금도 사실상 ‘주택담보대출’의 일종이기 때문에 이자가 발생한다. 연금 지급 중에는 대출금으로 관리돼 가입자가 직접 낼 필요는 없지만 중도에 해지한다면 이자를 돌려줘야 한다. 또한 연금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엔 같은 집으로 3년 안에 주택연금 가입이 되지 않는다. 은퇴자는 일시적으로 소득 공백기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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