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달러 더 세졌는데…곱버스 타는 개미들

김보겸 기자I 2022.08.26 00:06:00

달러 곱버스 ETF 249억원어치 순매수
기관은 8월 한 달간 262억원 팔아
유가하락·고용시장 호조에 强달러 전망↑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달러 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최고치를 찍었는데도, 지난 6~7월보다 하락에 베팅하는 금액은 늘고 있다. 연말까지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시장 기대와 달리 개인들은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자료=한국거래소)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달러 선물지수를 역으로 두 배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249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지난 6~7월 두 달 동안 달러 하락에 베팅한 금액(약 151억원)보다 1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기관이 오히려 달러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해당 상품을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6월과 7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161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8월 들어서는 100억원 증가한 262억원으로 순매도 규모가 늘었다.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히려 달러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는 모습이다.

지난 6월 1241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7월 1303원대까지 급등했다.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2.04% 오른 1334.38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1345.5원을 찍으며 13년만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달러 가치가 계속 상승세를 타면서 하락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8월 한 달간 5.30%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달러 선물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4.82%였다. 달러 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경기 둔화 우려에 내년쯤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연준이 물가 상승 압력의 강도와 지속성에 대해 잘못 판단하고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국제유가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이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어 연준이 경기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물가를 잡는 데 전념할 수 있어 시장 예상보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원·달러 환율이 1365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좋아 긴축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1차 저항선을 돌파하면 1365원 수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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