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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민감한 질문이 예상되는 시점에도 기자들 앞에 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특히 인사와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도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의혹이 팩트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또 검찰 편향 인사라는 지적에도 거듭 “할 수 있으면 또 할 것”이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여소야대 형국에서 야당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를 앞두고서는 “협치를 염두에 두고 지명했다”며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사실상 야당을 압박했다. 결국 국회는 지명 47일 만에 한 총리의 인준안을 가결했다.
여태까지 대통령이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진행한 건 유례가 없었다. 권위주의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에 돌려주고 대국민 소통을 늘리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을 선택했던 그 결단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미국 백악관도 전용 헬기장이 가까이 있는 사우스론(South Lawn)에서 취재진과 대통령이 수시로 문답을 하며, 일본 역시 총리가 출퇴근길에 취재진 질문에 응대하는 ‘부가사가리’(매달린다)가 있을 정도다. 윤 대통령도 이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벤치마킹을 주문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취임 소감 질문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일이 중요하지 무슨 한 달 되고 백일 되고 한다 해서 특별한 의미 둘 필요가 있나”라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