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날까지 상장한 공모주는 총 115개사(스팩, 코넥스 상장, 재상장 제외)다. 지난해(95개사)보다 20개사가 더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으로 기업공개(IPO) 기업이 12개사에 그쳤지만, 올해는 상반기에 IPO 붐을 올라타려는 기업이 쏟아지며 지난해 보다 많은 기업이 상장한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옥석 가리기가 심해지며 상장 막차를 타려는 기업이 뜸해졌고 결국 지난해보다 월등히 많은 공모주가 나올 거라는 시장 전망은 빗나가고 말았다.
이같이 IPO 붐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업계 1등주들이었다. 상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청약증거금 63조6198억원을 끌어모으며 최고 기록을 쓴지 2개월 만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가 80조9017억원을 끌어모으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같은 분위기는 다음 주자인 카카오뱅크(323410), 크래프톤(259960), 카카오페이(377300)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1등의 부진은 렌트카업계 1등 롯데렌탈(089860)(청약 경쟁률 65.81대 1), 중고차업계 1등 케이카(381970)(8.72대 1)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현재 롯데렌탈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33%나 된다. 케이카는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16.6% 하락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공모가 대비 60%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반면 메타버스 테마를 탄 맥스트(377030)와 수소테마를 탄 일진하이솔루스(271940) 등은 ‘따상’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내년에도 이같은 경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으로 손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희망 공모가 25만7000~30만원)은 1월 18~19일에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5만7900~7만5700원)도 2월 3~4일 일반 청약을 접수하고, 2월 내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쓱닷컴, 마켓컬리, 오아이스마켓 등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만약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면 투자자들은 손은 뻗지 않을 수 있다.
IPO 업계 전문가는 “하반기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도 신중해졌다”며 “충분히 납득할만한 기업의 비전이 제시되지 않는 곳엔 아무리 공모주라고 해도 투자자들이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