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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남다르게 엉켰다…김효숙 '생각하는 사람과 운동하는 사람'

오현주 기자I 2021.07.16 03:20:00

2020년 작
도시에 ‘버려져 존재하는 것’들 관찰
꼬이고 엉클어진 '혼돈의 사물' 집약
밝은 색감으로 들여다본 '다른 세상'

김효숙 ‘생각하는 사람과 운동하는 사람’(사진=관훈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가뜩이나 머리가 터져 나갈 사람이 아닌가. 이쯤 되면 상황이 심각하다. 선과 줄, 끈과 고리, 뿌리와 가지 등이 온통 뒤엉켜버린 혼돈 그 자체인 환경. 그 가운데 박혀버린 저 ‘생각하는 사람’이 버틸 수나 있겠느냐는 말이다.

이 예사롭지 않은 전경은 작가 김효숙(40)의 붓이 그려냈다. 굳이 왜 이런 잔뜩 헝클어진 묘사가 필요했을까. “도시에 ‘버려져 존재하는 것’들을 관찰해보니” 말이다. 방식은 이미지를 수집하는 데서부터. 가볍게 산책하며 사진 찍고 메모하고 스케치한 것들을 옮겨내는데. 대개는 어느 버려진 공간과 그 안에 널브러진 사물일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러니 뭐든 온전한 게 있을까. 게다가 이미지를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한 번 더 ‘꼬인다’.

작가의 작품은 그 적나라한 현장인 셈. 주위를 관찰한 건 새삼스럽지 않다고 했다. “대상이 무엇이든 주변 맥락을 배제한 상태로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은 늘 해왔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하는 사람과 운동하는 사람’(2020)이 눈에 띈 건가. 명쾌하고 밝은 색감 덕분에 생각하는 저이의 머릿속을 펼쳐낸 건가 싶기도 했다. ‘꼬임’도 이처럼 남다를 테니.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관훈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A와 B 구간’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아크릴. 145×145㎝. 작가 소장. 관훈갤러리 제공.

김효숙 ‘다이닝룸과 b구간’(2020∼2021), 캔버스에 오일·아크릴, 181×223㎝(사진=관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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