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형 보다는 테마형과 섹터형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배경도 작용했다. 이에 지난달 동시 상장한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이 한달 동안 순자산 3000억원을 모으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다만 비교 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낸 상품은 절반도 안됐다는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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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액티브 ETF는 2017년 채권형을 시작으로, 2020년 주식형이 첫 상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내 상장 ETF는 총 485개로, 이중 올해 액티브 ETF는 26개(주식형 12개, 채권형 14개)에 불과하다. 자산 규모로 따지면 전체 59조9869억원 중 3조37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상장한 31개 ETF 중 12개(주식형 9개, 채권형 3개)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액티브 ETF의 관건은 ‘남들 보다 조금 더 버는’ 초과 수익률 달성에 있다. 주식형 액티브 ETF 대부분이 성장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ARK인베스트먼트의 ‘ARK Innovation ETF’(ARKK)이 대표적이다. 비교지수는 러셀 중형성장주 지수이나 ‘파괴적 혁신’에 가치를 두고 각종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다수 투자자들이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고평가됐다며 포트폴리오에 담기를 망설일 때 테슬라를 10% 이상 편입해 지난해 150%에 육박하는 수익을 낸 상품이다. 상반기 기술주가 조정을 받으면서 자금 유출이 일어났지만 지난해 순유입액만 94억 달러(10조원)에 달했다.
김세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공격적인 투자전략이 각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수익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면서 “위험을 분배하기 위한 자산 배분 전략이 큰 인기를 끌었던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대조적으로 상대 기대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을 향한 머니무브가 가속화됐다”고 짚었다.
◇ 코스피 보다 낫지만 비교지수 대비는 ‘글쎄’
지난 5월 25일 상장한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의 평균 수익률은 이날 기준 6.1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3.95%를 상회한다. 코스피 지수에 투자한 것보다는 더 나은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다만 ETF 8종이 각기 추종하는 벤치마크 지수와 비교했을때 지수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낸 ETF는 3개에 불과했다. 해당 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는 비교지수 ‘FnGuide 친환경 자동차 밸류체인 지수’가 5.40% 오르는 동안 8.62% 수익률을 냈다. 운용역의 적극적인 종목 비중 조정 등 액티브 ETF 이점을 살려 운용한 결과 3.21%포인트 초과 달성한 것이다.
반면 ‘FnGuide K-신재생에너지 플러스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는 비교지수가 6.44% 수익률을 냈지만 해당 기간 2.16% 상승에 그쳤다. 차라리 비교지수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의미다.
사모펀드 명가로 알려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첫 ETF로 주목 받은 ‘TIMEFOLIO Kstock액티브’는 코스피를 추종한다. 코스피 수익률을 밑도는 3.26%를 기록했다. 이날 투자종목정보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ETF를 제외한 보유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005930)(10.91%), 기아(000270)(6.54%), SK하이닉스(000660)(5.68%) 등을 담고 있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카카오(035720)나 NAVER(035420)을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적게 쥐고 있다 보니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 “초과 수익률 달성 위해선 규제 완화必”
미국의 액티브 ETF처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서 초과수익을 내려면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미국에서 2008년 최초 채권형 액티브 ETF가 출시된 이후 채권형 ETF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구성 종목과 비중을 매일 PDF로 공개해야 한다는 이유로 운용사들이 전략 노출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부 운용사들은 끊임없이 구성종목 불투명(Non-transparent)을 요구했고 2019년 이를 허용하면서 다수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 시장에 진출했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 상장 액티브 ETF의 수 뿐만 아니라 자금 유입은 전년 대비 68% 늘어난 587억 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때문에 운용업계는 ‘한국판 ARK’가 나오기 위해서는 일일 보유 종목 공개 의무 완화와 0.7 비교계수 의무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순자산 30%를 차별 운용하는 것만으로 초과 성과를 달성이 쉽지 않고, 전략 노출은 선행 매매나 후행 매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ETF는 ETF와 액티브 펀드의 장점을 고루 취하지만, 동시에 ETF와 액티브 펀드의 규제까지 함께 받고 있어 초과 수익률 달성이 쉽지 않다”면서 “액티브 ETF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추후 하락장이나 횡보장에서도 꾸준히 초과 수익률을 내는 ‘스타 액티브 ETF’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