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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암호화폐, 세금있는 곳에 투자자 보호도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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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동 기자I 2021.05.25 02:30:00

내년부터 양도세 20% 부과에도 투자자 보호책 전무
''김치코인'' 시세조종 위험에 500만 투자자 속수무책
과세에 따른 납세자 권리인 ''보호책'' 연내 마련해야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가상자산이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를 말한다’.

올 3월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2조 3항에 있는 암호화폐를 포함한 가상자산의 정의다. 이와 함께 특금법은 화폐·재화·용역 등으로 교환될 수 없는 전자적 증표는 가상자산에서 제외했다. 암호화폐가 화폐·재화·용역 등으로 교환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특금법은 분명히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암호화폐에 양도소득세 20%를 부과할 방침이다.

싱가포르에서 발행된 이후 지난달 20일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인 ‘아로와나 토큰’의 가격 추이. 상장 당일 50원에서 5만 3800원까지 급등한 뒤 2000원대까지 가격이 추락했다. (자료=빗썸)
하지만 금융당국은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 방침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보호책에 대해선 “투기성이 강하고 내재가치가 없다”며 계속 외면하고 있다. 그 사이 약 5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투기 세력의 수없는 시세조종 행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런 시세조종 행위의 벌어지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국내 거래소에서만 사고 팔리는 이른바 ‘김치코인’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에 해당하는 ‘암호화폐공개’(ICO)를 금지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ICO를 한 뒤 국내 거래소에 상장하는 김치코인은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이런 김치코인의 시세조종 행위 의심 사례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는 금융당국이 그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0일 국내 한 대형거래소에 상장된 ‘아로와나 토큰’이란 암호화폐는 상장 당일 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같은 날 1076배 상승한 5만 380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24일 현재 2000원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 암호화폐는 싱가포르에서 발행돼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김치코인으로 ‘한글과 컴퓨터’로 널리 알려진 한컴그룹이 참여했다는 소식에 1000배 넘게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한 달 내내 급락을 거듭해 최고가에 매수한 투자자라면 손실률이 97%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는 이런 검증되지 않은 김치코인이 100개 이상 거래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21일 본회의를 열어 주식시장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 부당이득은 물론 시드머니(종잣돈)까지 몰수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우리 증시에서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2023년 양도세 부과도 예정되면서, 투자자 보호책도 한층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급증하는 투자자 수에 비해 보호책은 오는 9월까지 거래소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도록 한데 그치고 있다.

내년부터 이뤄질 암호화폐에 대한 양도세 부과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 때문이라면, 납세에 따른 권리인 투자자 보호책도 연내에 가시적인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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