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조 교육감은 지난달 8일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유치원 친환경 무상급식 도입 등 11개 교육 의제를 제안했다. 오는 2023년부터 유치원 무상급식 도입을 목표로 서울시에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자고 요청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유치원 무상급식 소요 비용을 총 1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현재 초·중·고 무상급식과 마찬가지로 교육청과 서울시, 자치구가 5대 3대 2의 비율로 부담하게 될지 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재정부담을 이유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었던 만큼 서울시가 재원을 투입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조 교육감은 유치원 무상급식을 새 서울시장과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면서 상당한 공을 들였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3선 도전에 나서는 조 교육감은 초·중·고에 이어 유치원까지 무상급식을 실현, ‘무상급식 시리즈’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 교육감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급식 먹으러 학교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친환경 무상급식이 질적으로 향상됐다”며 “(본인이)고등학교 무상급식 시대를 열었는데 유치원 무상급식도 선도했다는 공을 인정받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유치원 무상급식을 반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 학부모 찬성 여론이 높고 오 시장도 긍정적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재직 시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자진 사퇴했던 전력이 있다. 당시 그는 무상급식에 반대했지만 이번 보궐선거 앞둔 지난달 24일엔 “초중고 무상급식이 되는데 유치원만 빼놓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에 코로나19 방역, 부동산 등 주요 과제가 산적해 있어 유치원 무상급식이 후 순위로 밀릴 가능성은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선 직후 교육감이 유치원 무상급식을 위한 TF 구성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교육감과 서울시장의 지시가 내려와야 논의를 시작할 텐데 취임 초기 다양한 시정 사업을 챙기느라 유치원 무상급식은 후 순위로 밀린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교육청과 유치원 무상급식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며 “시장 공약에는 유치원 무상급식이 없었으며 교육감이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제안한 사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