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서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가 쓴맛을 보고 나온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빚까지 내서 주가 하락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산 개미들은 코스피지수 회복에 따른 손실에 반대매매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개미의 빚 투자가 집중된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바이오주는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에 따른 손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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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가가 급락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005930) 등 우량주를 사들이는 ‘동학개미운동’의 투자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1~14일) 코덱스(KODEX)200 선물 인버스2배 ETF를 6761억원 가량 순매수해 가장 많은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그 다음이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로 3746억원 가량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코덱스 인버스에도 1200억원의 매수세가 나타났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를 4조9587억원 가량 사들여 순매수 1위를 보였으나 삼성전자에 대해선 지난 주부터 매수세를 줄이고 일부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우량주 대신 인버스 ETF나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빚을 내 투자’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액이 3조8200억원 가량 감소하면서도 삼성전자 매수세가 유지된 반면 이달 들어선 1조2700억원이 증가함과 동시에 매수세가 일어났다는 점이 다르다.
코스콤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신용융자 잔액이 이달 들어(13일까지 누적) 1352억원 급증,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율이 작년까지만 해도 0~1% 수준이었으나 13일 2.30%까지 치솟았다. 신용융자 증가액이 모두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수에 사용했다고 가정할 경우 이달 셀트리온헬스케어 순매수의 36.1%가 무려 ‘빚 내서 투자’한 액수다. 셀트리온(068270)도 830억원 급증, 셀트리온헬스케어 다음으로 신용융자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부광약품(003000), 녹십자(006280)도 각각 534억원, 166억원 가량 신용융자가 증가했다. 코덱스 코스닥150선물인버스ETF와 코덱스인버스ETF도 각각 143억원, 118억원이 급증해 신용잔고가 대폭 늘어났다. 코덱스200선물인버스2배 ETF도 신용융자가 17억원 증가, 이달 말 대비 80.5%나 폭증했다.
◇ ‘빚투’한 종목, 이달 들어 하락세..변동성 키우나
더구나 ‘빚을 내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덱스200선물인버스2배 ETF는 이달 들어 10.6% 급락했다. 코덱스 인버스, 코덱스 코스닥150선물 인버스ETF도 각각 5.1%, 4.6% 하락했다. 주요국의 경기부양책과 기술적 반등 등에 힘입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이달 들어 5~7% 상승한 영향이다.
3분의 1 가량이 ‘빚을 내 투자’한 것으로 보이는 셀트리온헬스케어도 9.6% 하락했다. 셀트리온도 5.7% 급락했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폭락시엔 증권사에서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어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 보통 빌린돈 대비 담보물의 가치인 담보유지비율이 140%인데 500만원 자기 돈과 500만원 대출로 1000만원어치 주식을 산 경우 주가 하락으로 평가액이 700만원 밑으로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어느 순간부터 (증시에) 스마트머니가 아닌 투기성 자금들이 유입됐다”며 “이들 자금은 단기 트레이딩 목적의 투기성 자금으로 한동안 주가 상승의 근거로만 받아들여지던 개인투자자의 자금 성격이 이제는 변동성 확대의 근거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