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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좌관이다]마사회·NA돼지·어흥회…각종 모임도 ‘활발’

김미영 기자I 2019.07.04 05:00:00

국회 보좌진, ‘띠별’ 모임 많아…친목도모·정보교환 등
보좌진에 대관 직원·기자들 때론 의원들까지 참여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2700여명에 달하는 국회 보좌진들은 각종 모임을 통해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친목 도모와 정보 교환의 장이자, 애달프기도 한 국회 생활을 서로 위로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자리다. 국회라는 특수성이 있는 직장생활 얘기를 바깥 친구들에 속편하게 터놓긴 쉽지 않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모여 ‘동병상련’의 정을 나눈다.

보좌진모임 가운데 가장 많은 건 ‘띠별’ 모임이다. 국회에서 잔뼈가 굵은 보좌관부터 나어린 비서들까지 나이별 동갑내기모임을 갖는다. 얼마나 자주, 활발하게 모임이 이뤄지는지 차이만 있을 뿐이다.

보좌진들이 최근 ‘대세’로 꼽는 모임은 1978년생 말띠들이 모인 ‘마사회’다. 2004년께 만들어져 역사가 벌써 15년이다. 마사회 창립 멤버인 자유한국당 H 보좌관은 “처음엔 나이가 같은 친구들끼리 소주 마시면서 얘기나누다 서로 의지하면서 커진 모임”이라면서 “대대로 회장은 여성 보좌진이 맡은 게 특징”이라고 했다. 이 관례대로 현재는 이학재 한국당 의원실 김민정 비서관이 회장을 맡고 있다.

마사회는 보좌진은 물론 대관 업무를 하는 정부부처 등 관계자, 기자까지 열려 있다. 이 때문에 머릿수가 많고, 각 당에서 요직을 맡은 의원실 곳곳에 포진하는 등 파워가 커졌단 게 보좌진들의 평가다. 10년여 동안 마사회 총무를 맡았던 송희경 한국당 의원실의 이종태 보좌관은 자유한국당보좌진협의회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의 백관백 보좌관은 “처음엔 다들 낮은 직급에 있던 친구들이었는데 이젠 비서관, 보좌관으로 계속 만난다”며 “서로 경조사를 챙기고 애환을 나누면서 힘이 돼줬다”고 했다.

독특한 이름을 지은 띠별 모임은 이외에도 적잖다. 소띠인 1973년생의 여우(汝牛)회, 토끼띠인 1975년생이 모인 자경(自耕)회, 1977년생의 칠우(七牛)회 등이다. 1983년생은 NA돼지(national assembly+돼지띠), 호랑이띠인 1986년생은 어흥회란 이름으로 각각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고교, 대학 학교별 모임도 존재한다. 여성 보좌진들 일부는 별도로 ‘우수다’(우리들의 즐거운수다)란 이름의 모임으로 만난다. 여기에 대구·경북 출신 혹은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실 보좌진들이 함께하는 보리모임 등 지역모임도 이뤄지고 있다. 해병대 출신들의 모임인 해국회엔 정병국 장병완 민주평화당 의원까지 출동한다.

의정활동을 보좌하는 이들이 모인 만큼, 공부하는 직원연구모임 역시 있다. 의원들이 국회의원연구모임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좌진들이 자발적으로 연구단체를 만들어 국회 사무처에 등록을 하고, 보고서 등 성과물도 만들어낸다. 올해로 9년을 맞은 국회재정경제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구 한국당 의원실 김시광 보좌관은 “직급이나 여야 정당에 상관없이 3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며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에 모여 주제를 정해 발제를 하고, 1년에 한 번씩 보고서를 낸다. 젊은 보좌진들에게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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