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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충북 단양의 명소. 이곳은 옥순봉이다. 수려한 경치를 뽑았다는 ‘단양 8경’에 들어 있다. 우후죽순 솟은 기암과 자유분방한 봉우리가 비온 뒤 솟아나는 옥빛 대나무순처럼 보인다고 해 옥순봉이라 불렀단다.
시대를 잊은 듯 눈앞에 박힌 수묵산수화 ‘옥순봉’(2017)은 한국화가 권기윤(62·안동대 교수)의 작품이다. 작가는 실재하는 산과 물, 바위와 나무를 그려 조선 후기부터 본격화한 진경산수화의 맥을 잇고 있다.
상상이 아닌 충실한 현장답사와 반복적 사생으로 빼낸 정직한 산수다. 실경(實景)을 마주하되 의경(意境·형이상학적 본질을 좇는 미관)을 만들어 진경(眞景)으로 향하는 여정이 빚은 풍경.
씨실과 날실의 거친 교차가 만든 바탕이 시선을 붙든다. 안동포의 실제 질감이다.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도올서 여는 개인전 ‘실경과 의경’에서 볼 수 있다. 삼베에 수묵담채. 37.5×55㎝. 작가 소장. 갤러리도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