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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 세계 최초의 전략 카드 게임 ‘매직 더 개더링’

유근일 기자I 2016.03.06 06:30:00

전례 없던 개념의 카드 게임…다양한 능력의 카드로 ‘덱’을 구성해 대결
지난 20년 동안 매년 새로운 시리즈와 확장판출시…플레이어에게 끊임없는 도전거리 제공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던 유희왕 OCG. 패키지 하나를 사면 그 안에 서로 다른 능력과 힘을 가진 캐릭터가 그려진 5장의 카드를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이 카드를 모아 아이들끼리 카드 대결을 펼치는 광경을 많이들 볼 수 있었을 겁니다. 이처럼 각기 다른 능력의 카드로 ‘덱’을 짜 상대와 카드 대결을 펼치는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의 시작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TCG의 탄생은 1993년 게임사 ‘위저즈오브 더 코스트(Wizards of the Coast)’가 출시한 트레이딩 카드 게임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매직: 더 개더링’을 개발한 사람은 게임업계 종사자가 아닌 리처드 가필드(Richard Garfield)라는 한 수학자였습니다. 가필드는 1990년대 초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준비하던 중‘카드 덱을 통한 대결’이라는개념의 카드 게임을 최초로 고안하게 됩니다.
1990대 초반에 출시된 매직 더 개더링의초기 버전 카드 (사진=해즈브로코리아)
사실 가필드가 당시 작은 게임회사였던 위저즈 오브 더 코스트의 피터에킨슨 대표를 처음 찾아갈 당시에는 카드게임이 아닌 ‘로보랠리(RoboRally)라는 보드게임을 제안했었습니다. 하지만 에킨슨은 당시 위저즈의 자원과 노하우가 부족해 보드게임을 출시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대신 휴대가 간편하고 플레이 시간도 짧아 “줄 서서 기다릴 때 할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매직 더 개더링의 초기 모델입니다. 트레이딩카드 게임 이전에도 캐릭터를 카드에 등장시키는 개념은 존재했지만, 각 카드마다 능력과 특징을 붙이고 ‘덱’을 구성해배틀을 펼치는 것은 가필드가 처음으로 내놓은 전례 없던 게임 방식이었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은 1993년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됩니다. 심지어 위저즈 오브 더 코스트에서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광고 진행을 주저할 정도에 달하기도 합니다. 출시 1년만에 인쇄된 매직 카드는 10억 장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의 성공적인 데뷔를 본 게임사들은이를 모태로 한 유사 게임들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카드 배틀 게임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TCG는 유희왕, 포켓몬, 스타워즈 등 유명 영화와 만화 캐릭터를 카드로 만들어 대결하는 캐릭터 TCG와 스포츠 매니지먼트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 적용되며 확산됩니다.
지난해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매직 더 개더링의 디지털 버전 게임인 ’매직 듀얼‘ (사진=해즈브로코리아)
매직 더 개더링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것은 1996년경입니다. 당시 국내 출시된 제품은 매직 더 개더링의 4번째 에디션. 당시 발매된 제품은 한글화되기도 해 수많은 학생들의 지갑을 털어가기도 했습니다. 아이스 에이지(Ice age), 미라지(Mirage)와 같은 확장팩이 판매됐던 것도 이 때부터 입니다.

그리고 2002년 매직 더 개더링은 디지털 버전을 출시하며 플랫폼을 확장합니다. 꼭 종이 카드가 아니어도 캐릭터와 콘텐츠만 있다면 TCG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꿰뚫어 본 덕입니다. 매직 더 개더링 온라인판 등장으로 플레이어들은 온라인에 자신의 덱을 공개하고 함께 전략을 토론하는 문화를 구축하고, 구하기 힘든 카드를 수소문해 모을 수도 있게 됐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PC,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이 가능한 매직의 기존 디지털 버전인 ‘플레인즈워커의 결투’가 ‘매직 듀얼’로 새롭게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 그랑프리에서 대결을 펼치고 있는 전 세계의 ’매직‘플레이어들 (사진=해즈브로코리아)
현재 매직 더 개더링은 전세계적으로 2000만 명이 넘는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거대한 게임문화로 거듭났습니다. 그 동안 출시된 카드 종류만 1만2000종이 넘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처럼 전세계의 이목을 끈 매직 더 개더링의 매력을 수천종의 카드에서 수백개의 조합으로 만든 덱으로 상대와 승부를 가리는 절묘함과 매 시즌 새롭게 등장하는 거대한 시나리오에 있다고 말합니다. 매직 더 개더링은 오늘날까지도 매해 평균 4회, 새로운 카드세트와 확장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는 4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매직 더 개더링의 새로운 확장팩 ‘이니스트라드에 드리운 그림자’(사진=해즈브로코리아)
다음 달 새롭게 출시될 ‘이니스트라드에 드리운 그림자(Shadows Over Innistrad)’는 이니스트라드 차원을 뒤덮은 광기의 근원을 찾기 위한 실마리를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순차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출시 전부터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니스트라드에 드리운 그림자 확장팩은 지난 2011년 출시됐던 확장팩 이니스트라드의 후속작입니다.

특히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호주 멜버른, 미국 디트로이트,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매직 그랑프리에서는 이니스트라드에 드리운 그림자의 대표 카드 13종과 트레일러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의 팬과 함께 온·오프라인에서 순차적으로 제공되는 단서들을 조합해 어둠이 내린 이니스트라의 광기를 주도하는 대상에 대한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매직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출시 예고 캠페인을 선보이면서 매직 플레이어뿐 아니라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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