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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수요 많은데 매물이 없어요”
전용 60㎡ 미만 소형아파트가 주거용 오피스텔에 비해 적은 세금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세까지 겹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분양 수익이 많이 나는 전용 84㎡형 위주로 공급량을 늘리면서 소형아파트는 입주 물량이 오히려 줄며 희소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수도권 소형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 9831가구로 전년(3만 6966가구)보다 2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입주량이 가장 많았던 2011년(5만 758가구)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대체재 성격을 띠는 오피스텔의 입주 물량이 2010년 6164실에서 올해 2만 2462실(예정)로 5년만에 4배 가까이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소형아파트는 수요 증가에 다 희소성까지 더해져 매매·임대차시장에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젊은층 임차 수요가 많은 마포구 서교동에 들어선 ‘대우미래사랑’ 아파트(전용 28~84㎡ 366가구). 소형 위주로 구성된 이 단지는 집을 사려는 대기자가 줄을 서고 있다. 그런데 매물이 워낙 없다보니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 정도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 곳 전용 43.68㎡짜리 아파트는 올해 초 2억 4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했으나 지난 5월 2억 7000만원에 팔렸다. 임대료도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선으로 인근 같은 면적 오피스텔(보증금 1000만원·월세 90만원)보다 비싸다.
서교동 도은공인 관계자는 “소형아파트는 취득세가 1% 수준으로 4%대인 오피스텔보다 훨씬 낮고 전입신고 등도 편해 집주인·세입자 모두 선호하면서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은 구입할 때 매입가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하지만 업무용일 경우 이를 돌려받는다. 그런데 오피스텔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면 주거용으로 판정돼 부가세를 환급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못하게 막는 경우가 많다. 세입자 입장에선 전입신고를 못하면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고 보증금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 수단인 확정일자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세입자 입장에선 전입신고와 관련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소형아파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틈새 면적으로 1순위 청약 대박 행진
소형아파트의 가치가 날로 빛을 발하면서 분양시장에서는 신규 물량마다 동나고 있다. 건설사들도 전용 59㎡형만 공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틈새면적의 소형아파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대우건설(047040)이 지난 4월 서대문구 북아현동에서 ‘아현역 푸르지오’ 아파트(전용 34~109㎡ 315가구)를 분양하면서 전용 34·44·49·53·59㎡ 등 무려 8개 타입의 소형 주택을 선보였다. 이들 소형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최소 16대 1, 최고 52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전 가구 완판됐다.
지난달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에서 GS건설이 공급한 ‘왕십리자이’ 아파트(전용 51~84㎡ 713가구)도 소형 틈새면적인 전용 51㎡형을 선보여 수요자를 사로잡았다. 방 2개와 거실, 주방 등으로 구성된 전용 51㎡형은 분양가(3억 7900만~4억 1400만원대)도 전용 59㎡형보다 1억원 가량이나 낮춰 청약 대박을 터트렸다. 전용 51㎡A형은 전체 평형 중 가장 높은 19.13대 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소형아파트는 최근 몇년간 공급이 줄어든 탓에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몸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커뮤니티 시설이나 주거 환경 면에서도 오피스텔보다 우위에 있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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