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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中 이어 인도도 위험…"중저가 모델로 시장 지킨다"

이재호 기자I 2014.12.04 05:35:43

스마트폰·TV 점유율 지속 하락, 프리미엄 전략 한계
가격대 낮춘 제품 출시 확대로 중국·현지 업체와 경쟁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중국에 이어 인도 시장도 위험하다.”

최근 전자업계 영업담당 임원들이 자주 하는 소리다. 스마트폰과 TV 등 전자제품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속속 국경선을 넘어 인도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저가 제품 출시를 확대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 급성장하는 인도시장, 韓 업체 위상 약화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2.7%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26.8%였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6.4%, 2분기 24.7%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LG전자도 지난해 말 4.8%였던 점유율을 올해 10% 수준으로 2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현지 업체들은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2위인 마이크로맥스는 1분기 17.0%, 2분기 17.4%, 3분기 17.7% 등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3~4위도 현지 업체인 카본과 라바 모바일이 차지했다. 안방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하는데 성공한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인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점유율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석권했던 TV 시장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24%와 18%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포인트와 2%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반해 일본 소니는 16%에서 22%로 수직 상승했으며, 마이크로맥스는 TV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점유율을 1%에서 4%로 끌어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인도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시장 여건과 맞지 않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G2’와 ‘G프로 2’, 웨어러블 기기인 ‘라이프밴드 터치’ 등을 잇따라 출시했지만 매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인도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가격대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출시한 ‘갤럭시 메가2’의 경우 출시가격이 2만990루피(36만원)였지만, 최근 인도에서 6초 만에 5만대가 ‘완판’된 샤오미 홍미노트의 가격은 8999루피(16만원)에 불과하다.

◇ 삼성·LG, ‘맞불’ 작전으로 中·印 업체와 경쟁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같은 인식에 공감하면서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처음 적용한 스마트폰 ‘Z1’을 오는 10일 전후로 인도에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100달러 미만으로 중국 및 인도 업체와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밖에도 메탈 소재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A3와 A5 출시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기존 보급형 모델인 ‘L’ 시리즈에 이어 파이어폭스 OS를 적용한 저가 스마트폰 출시도 준비 중이다.

TV의 경우에도 UHD(초고화질)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만 집중하지 않고 가격대를 낮춘 보급형 모델 출시를 늘릴 계획이다. 소니가 인도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큰 폭으로 높인 것도 최고의 기술력으로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층이 두텁지는 않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한 세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인도 출시를 계획 중인 보급형 스마트폰 ‘A3’(왼쪽)와 샤오미가 6초 만에 5만대 완판 기록을 세운 ‘홍미노트’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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