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지낸 당신, 추억 쌓을 차례"…9월 2박3일 여행

강경록 기자I 2014.09.02 06:40:00

한국관광공사 추천 '가볼 만한 8곳'
예술·영화·자연·힐링 등
지역마다 가득한 특색이 '풍년'

황토와 나무, 돌을 이용해 만든 북설악한옥마을은 자연의 한복판에 있다. 이곳에서는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직접 재배한 콩으로 된장과 간장을 이용해 조리를 하고 음식을 낸다(사진=한국관광공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을의 시작, 9월이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진 바람이 가을을 더 앞당긴다. 더구나 다가오는 주말은 추석연휴를 끼고 있다. 길지 않은 연휴지만 대체 휴일까지 포함하면 닷새다. 차례를 지내고도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혹시 지난여름 가족과 함께 여행을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그래서 준비했다. ‘2박3일 가족여행’을 테마로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9월에 가볼 만한 8곳’이다. 전남 진도와 부산을 비롯해 경기 과천·용인·광주, 경남 창원·창녕, 전북 군산·익산, 강원 인제, 경북 영양·봉화, 충북 충주·음성 등. 예술, 영화, 자연, 힐링 등 지역마다 독특하게 품은 색깔이 여행객의 취향을 자극한다. 골라 갈 수 있는 재미다.

△명량의 회오리 속으로…전남 진도

진도가 뜨고 있다. 영화 ‘명량’의 흥행이 불고 온 바람이다. 남녘의 초가을 기운은 여행길의 ‘덤’. 성큼 다가온 가을과 영화의 감동을 만끽하기에 이만한 장소도 없다.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2박3일이면 충분하다. 콘셉트는 남도의 예술. 역사적인 현장인 만큼 울돌목과 진도대교는 여행 첫날 코스로 제격이다. 진도타워에 오르면 이 두 곳이 한눈에 들어온다. 국립남도국악원으로는 소리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금요일 오후 7시에 상설공연이 열린다. 주말문화체험은 금·토요일 1박2일로 진행해보면 좋다. 진도향토문화관에서는 토요민속여행상설공연이 2시부터 열리고, 오후 4시와 7시에는 진도명품관 2층 진도민속체험장에서 열린다. 국립남도국악원의 금요상설공연이 격식을 갖춘 한정식이라면 토요민속여행상설공연은 푸근하고 알뜰한 집 밥 같다. 진도민속체험장은 관객과 무대가 자유롭게 소통하는 장. 미술관 나들이도 빠뜨릴 수 없다. 남종 문인화의 산실인 운림산방, 소전미술관과 장전미술관(구 남진미술관)을 둘러보고. 진도 남도진성, 진돗개테마파크, 세방낙조 등 진도 곳곳의 명소를 일정 사이사이에 배치하면 알찬 2박3일을 즐길 수 있다. 진도군청 관광문화과 061-544-0151.

이순신 장군 동상이 ‘호령’하는 전남 진도 승전공원(사진=한국관광공사)


△도둑들 잡아라…한국 대표 영화 도시, 부산

부산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의 도시’. 곳곳에 촬영지 명소와 영화 관련 시설이 넘쳐난다. 영화 ‘변호인’ 촬영지로 알려진 흰여울문화마을은 해안 절벽가에 형성된 정겨운 마을풍경과 남항대교가 보이는 바다전망이 찾는 이의 발걸음을 이끈다. 부산데파트는 영화 ‘도둑들’ 촬영지로 부근에 비프(BIFF) 광장이 있다. 이기대도시자연공원도 단골 촬영지. 영화 ‘해운대’ ‘박수건달’ ‘깡철이’에 등장했으며, 이기대해안산책로를 따라가면 오륙도 스카이워크까지 다녀올 수 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매주 금요일 오후 2~5시에 스튜디오를 소개하고 영화 세트장을 관람하는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리는 영화의전당에서는 다양한 영화와 공연을 감상할 수 있으며, 밤이면 빅루프에서 황홀한 빛의 쇼가 펼쳐진다. 부산영상위원회 051-7200-323, 부산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51-888-4302.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서 관람 중인 가족 여행객.(사진=한국관광공사)


△유익한 미술관 나들이… 예술의 도시, 경기 과천·용인

아이들에게 미술관 여행은 ‘놀이’면서 ‘교육’이다. 미술관 여행에서 첫 손에 꼽는 곳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다. 건축, 디자인, 공예, 사진 등 다양한 시각예술을 모두 만날 수 있다. 너른 옥외조각장과 산책로, 울창한 숲은 나들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용인 에버랜드 앞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은 고미술품을 통해 우리 조상의 뛰어난 미적 감각과 예술적 재능을 알아보는 학습의 장이다. 작품 하나하나가 한국미술을 대표한다. 야외 정원인 희원에서는 차경(借景·주위 풍경을 정원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의 원리를 바탕으로 자연에 순응하는 한국 전통정원의 멋을 만끽할 수 있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보고,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과거와 현재의 생활용품을 비교할 수 있다. 영은미술관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만들면서 미술과 친해지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02-2188-6000, 호암미술관 031-320-1801, 백남준아트센터 031-201-8500, 아모레퍼시픽미술관 031-280-5535, 영은미술관 031-761-0137.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 전시된 목조불상


△대표 철새도래지…생태 천국, 경남 창원·창녕

창원 주남저수지와 창녕 우포늪은 낙동강 물줄기와 이어진 생태 천국이다. 두 ‘생태박물관’은 새들의 단아한 날갯짓과 물에 기대 사는 수생생물의 고요한 하모니가 탐스러운 곳이다. 주남저수지와 우포늪은 차량으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에 나란히 있다. 9월이면 기러기류 선발대가 찾아들기 시작하는 주남저수지는 우포늪과 낙동강 하구 철새 도래지를 연결하는 의미가 크다. 주남저수지는 주남, 동판, 산남으로 나뉘는데 동판저수지의 풍취가 가장 은밀하다. ‘2014년 한국 관광의 별’ 생태관광 부문별로 선정되기도 한 우포늪은 국내 최대 규모 자연습지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돼 보호받고 있다. 우포 북쪽의 소목마을 일대는 아침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우포늪 생명길과 연결된다. 창원시청 문화관광과 055-225-3694, 창녕군청 생태관광과 055-530-1534.

철새들의 도래지인 경남 창원의 우포늪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


△근대로의 시간 여행…전북 군산·익산

군산에서 익산으로 이어지는 여행길은 타임머신 같다. 시간을 거슬러 오르고 바다와 강, 들녘을 따라가며 다채로운 체험이 이어지기 때문.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근대생활관은 일제강점기 군산의 모습이 재현돼 당시의 일상을 직접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다. 박물관이 자리한 해망로와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의 건축물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시원한 바다조망을 즐기며 새만금상설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아리울 스토리’를 관람하는 것도 특별한 재미다. 군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 ‘탁류’의 작가 채만식문학관과 금강철새조망대를 지나 금강 하구를 거슬러 오르면 익산 웅포에 닿는다. 그윽한 포구의 풍광과 아름다운 낙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운치 있는 들꽃 체험, 자연을 배우는 목장 체험, 피톤치드 가득한 숲 속의 다도 체험이 기다린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063-454-7870.

근대생활관에 재현된 1930년대 전북 군산의 거리 풍경


△짜릿한 래프팅·서바이벌…모험 레포츠의 천국, 강원 인제

인제는 모험의 천국이다. 10여가지 레포츠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모험 레포츠의 배경은 내린천. 맑고 깨끗한 자연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선 레포츠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래프팅과 번지점프, 서바이벌, ATV는 물론 리버 버깅, 스캐드다이빙, 서든 어택, 아르고 등 한 단계 진화한 모험 레포츠가 여행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허공을 가르며 종횡무진하는 짚 트랙, 슬링샷 등도 반열에 올랐다. 최신 레포츠로는 높이 50m가 넘는 스캐드 타워에서 체험하는 스캐드다이빙과 스카이워크를 꼽는다. 레포츠를 즐기고 난 후에는 황토와 돌, 나무로 지은 퓨전 한옥에서 직접 기른 채소와 장을 이용해 맛깔스런 음식을 내는 북설악황토마을로 휴식을 떠날 수 있다. 이외에 산자수명한 내설악에 자리잡은 여초김응현서예관과 백담사도 인제에서 꼭 들러봐야 할 명소다.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2.

모험 레포츠의 천국 강원 인제 내린천.


△돌탑 쌓고 가재 잡고…내 마음의 고향, 경북 영양·봉화

영양의 윗대티 마을은 언제나 돌아가 안기고 싶은 고향 같은 곳이다. 맑은 시냇물과 적당한 높이의 돌담, 고목이 더해져 고즈넉함이 넘친다. 황토구들방은 엄마 품 같다. 시냇가에서 돌탑을 쌓고 가재를 잡는 마을체험 교실과 힐링도시락 만들기를 비롯한 요리교실은 아이들에게 재미를, 어른들에게 추억을 선물한다. 약 10㎞쯤 이어지는 봉화 구마계곡(고선계곡)은 싱그러운 계곡의 품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계곡이 아름다운 마방에서 큰터 민박 부근까지 6㎞ 구간을 걷을 수 있다.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자연을 만끽하는 낮은 ‘소풍’이고, 계곡물 소리 들으며 잠드는 밤은 ‘힐링’이다. 봉화 분천역에서 태백 철암역까지 운행하는 백두대간협곡열차(V-트레인)를 타고 양원역, 승부역 등 오지 마을 간이역과 깊은 산골 계곡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2박3일 가족여행을 마무리한다. 대티골 사무국 054-682-7903, 봉화군청 문화관광과 054-679-6342, 레츠코레일 1544-7788.

경북 봉화 구마계곡. 계곡 옆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여행객이 트레킹을 즐기고 있다.


△신립장군 혼 서린 곳…충북 충주·음성

충주의 탄금대는 신라시대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탄 곳으로 유명한 곳. 남한강과 달천이 만나는 지점이다. 여기에 배수진을 치고 왜군과 맞서 싸웠으나 결국 패한 신립장군의 혼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탄금대에서 가을바람을 느끼고 문화충전을 위해 충주문학관을 찾는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라고 노래한 동시 ‘감자꽃’의 권태응 시인을 비롯해 박재륜, 이상화, 신경림, 권오순 등 충주 출신 문인들을 만날 수 있다. 창동리 마애여래상, 탑평리 칠층석탑이 있는 중앙탑사적공원, 보각국사탑과 탑비, 사자석등 같은 보물이 남아 있는 청룡사지, 철조여래좌상을 모신 백운암, 충주호를 끼고 걷는 아름다운 종댕이길까지 조용히 사색하기 장소가 연이어 펼쳐진다. 피톤치드 가득한 수레의산자연휴양림과 설성공원, 감곡성당 등 음성 역시 ‘쉼’이 어울리는 여행지다.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23, 음성군청 관광축제팀 043-871-3062.

충북 충주의 탄금정. 탄금정은 신라시대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탄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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