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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연금 개혁, 눈치만 봐선 어림없다

논설 위원I 2014.08.21 06:00:00
정부는 그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로 논의하지 못했다. 새누리당 측은 세월호특별법 등 중대 현안들이 산적한 시기에 공무원연금 문제까지 다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안전행정부가 마련한 개혁안에 대한 보고 자체를 거부했다고 한다. 공무원 표를 의식한 새누리당의 무소신도 문제려니와 정부도 개혁 의지가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개혁의 앞날이 어둡기만 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대국민 담화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하나로 공적연금 개혁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안전행정부가 정부안을 준비해 왔으며 새누리당도 공적연금개혁분과위원회를 두고 세부 개혁안을 마련 중이다. 정부안은 2020년까지 연금 지급액을 20% 삭감하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생존권에 영향을 받는 공무원 노동자의 알 권리를 무시한 밀실 정치”라고 주장하면서 새누리당사와 청와대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등 조직적인 반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재정이 고갈돼 지난해만 해도 2조원의 적자를 세금으로 채웠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의 적자보전액은 12조원을 넘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적자폭이 커져 향후 10년간의 적자보전액은 53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공무원연금 뒷돈 대느라 나라 재정이 파탄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공무원보다 못사는 서민들이 한푼 두푼 세금 내서 정년보장의 혜택을 누린 퇴직 공무원의 노후까지 보장해야 한다는 것도 모순이다. 불건전하고 불공평한 공무원연금을 건전하고 공평한 구조로 바꾸는 작업은 피해갈 수 없는 개혁 과제다.

정부와 여당이 이 과제를 완수하려면 무소신과 눈치보기를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 공무원 집단의 반발을 두려워한다면 개혁은 불가능하다. 시도한다 해도 흉내만 내고 실상은 달라지지 않는 겉치레에 그칠 것이다. 여권이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하는 상대는 공무원이 아니라 국민이다. 대한민국 개혁에 금자탑을 쌓는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공무원연금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공무원연금 65세부터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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