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고용 부진 등을 언급하며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불완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경제 개선세가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면서도 현재는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옐런 의장은 15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반기 경제전망과 통화정책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경제 회복은 아직 완전치 않으며 너무 많은 미국인들이 실업 상태에 있다. 인플레이션은 장기 목표치에 미달된 상태”라며 “경제가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 회복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강세를 보여온 뒤에 나온 것으로, 올들어 6개월간 평균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는 23만명에 달했으며 실업률도 지난 3월 6.7%에서 6월에는 6.1%까지 떨어졌다.
옐런 의장도 이를 감안, “노동력 이용에 대한 광범위한 지표들이 주목할 만한 개선세를 보여왔다”고 언급했으나 “저조한 고용시장 참가율과 더딘 임금 상승률 등은 고용시장이 상당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역시 장기 목표에 미달된 상태라면서, 현재 상승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올 한해 전체로는 연준 목표치인 2%에 미달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옐런 의장은 고차원적인 경기조절적 통화 정책이 여전히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첫번째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해 대답할 수 있는 어떤 공식이나 기계적 대답은 없다”며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와 다양한 지표를 토대로 한 평가에 의존하게 될 것”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옐런 의장은 청문회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도 “고용 시장이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세를 지속할 경우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두 가지 목표를 향해 더 빨리 수렴될 수 있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연방기금금리가 현재 예상되는 것보다 더 일찍 더 빠른 속도로 인상될 수 있다”며 “반대로 경제활동이 실망스러울 경우 금리는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더 조절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연준의 저금리 정책이 금융시장 거품을 양산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약간의 우려는 나타냈다.
그는 “연준은 저금리가 일부 투자자들의 ‘수익 추구(reach for yield)’ 성향을 부추기고 있고, 이는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증대시킬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정크 본드의 발행이 활발해지고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으며,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도 “일부 분야, 특히 소셜미디어와 바이오테크놀로지 산업 내 소형주들은 연초 가파른 급락세를 경험했음에도 불구,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아져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레버리지론 발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금융산업은 자본 확충과 유동성 개선 등으로 예전보다 강한 회복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