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입주 정부 부처 미혼 공무원들에게 ‘짝 지어주기’ 이벤트를 벌였던 한 관계자의 넋두리다.
세종시에 근무하는 미혼 공무원들은 지리적 여건 때문에 과거 과천시절보다 연애활동에 제약이 많다고 호소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등 일부 부처는 직접 미혼 공무원들의 ‘마담 뚜’를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기도 했다.
국무조정실 세종시지원단이 지난 6월 정부 부처 처녀·총각 공무원과 대덕연구단지 연구원, 세종·대전교육청 선남 선녀들 사이의 만남을 주선한 게 대표적이다.
기재부 추경호 1차관도 기재부 미혼공무원들과 한국은행·신한은행·산업통상자원부 미혼 직원의 만남을 차례로 주선하기도 했다.
심지어 국무조정실은 이성 만남을 원활히 하기 위해 ‘연애 특강’까지 열었다. 그러나 잇따른 이벤트에도 성사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들은 미팅 성사나 성혼 비율을 높기 위해선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추는게 중요하다고 꼬집는다.
결혼정보업체의 한 관계자는 “공급자 위주의 이벤트 진행이 아쉽다”며 “성혼을 통한 조기정착이 정부의 목적이라면 공급자 마인드가 아니라 수요자인 미혼 공무원들과 이들의 파트너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종시 미혼 공무원 역시 최근 트렌드인 남자의 경우 여교사를, 여자의 경우 사업가나 전문자격사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세종시 입주 미혼공무원들은 남녀 모두 공무원간의 만남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세종시 미혼 공무원들과 미팅에 나선 서울소재 기관이나 은행 직원들도 세종시라는 지리적 여건에 부담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미팅에서 한 금융회사 여직원은 상대 미혼공무원에게 “계속 세종시에서 썩으실 생각이냐”고 말해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레지던트 4년차인 이모(31)씨는 “공무원을 1등 신부감으로 여겼는데 근무지를 세종시로 옮긴 뒤 생각을 바꿨다”며 “부부가 서로 떨어져 살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