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네추럴 헤징으로 "엔저는 남의 일"

류성 기자I 2013.05.01 06:00:01

전세계 주요화폐 사용, 화폐들간 자연스럽게 헤징

[이데일리 류성 산업선임기자]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파른 ‘엔저’ 행진에도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선방을 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있다.

실제로 두 회사는 엔저현상이 한창이던 올해 1분기에 오히려 더욱 탄탄해진 경영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매출 52.8조원, 영업이익 8.7조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7%, 54.3% 증가했다. LG전자도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6.8% 증가한 14조100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한 3494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엔저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상승드라이브를 지속할 수 있는 데는 무엇보다 다른 업체들에서는 찾기 힘든 차원이 다른 통화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어서다.

두 업체는 각 사마다 글로벌하게 100여 곳이 넘는 현지 법인 및 자회사 등을 두고 달러, 유로, 엔화, 위엔화, 루피, 레알 등 전세계 거의 모든 주요 통화를 이용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번 엔화 약세처럼 어느 특정 화폐의 급격한 변동성으로 인해 입을수 있는 사업 손실이나 이익이 자연스럽게 거래하는 화폐들 간에 서로 상쇄되는 (네추럴 헤징) 사업시스템이 가동된다.

예컨대 엔화가 평가절하되면서 사업상 일부 손실이 발생할 경우 달러가치 상승으로 인해 얻은 이익으로 만회할 수 있는 구조다. 엔저로 인해 피해를 입고있는 일부 다른 업체들과 달리 삼성과 LG가 엔저에도 끄떡없는 비결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주, 구주,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생산, 판매, 연구활동을 담당하는 136개의 해외 자회사를 글로벌하게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도 미국,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모두 110곳에 달하는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여기에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대표적 일본 전자업체들이 최근 들어 급격한 추락을 한 탓에 삼성, LG에 ‘맞짱’을 뜰 수 있는 실력을 갖추지 못한 것도 국내 양대 전자업체가 엔저 ‘무풍지대’에 머무를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두 업체가 주력으로 하는 스마트폰, 반도체, TV, 디스플레이 등에서 일본 업체들은 더 이상 적수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일본 전자업체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 경쟁력을 다소 회복한다 하더라도 당분간 삼성과 LG에는 위협적 존재가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엔저 현상으로 인한 사업상 차질이나 피해는 아직까지 별달리 없다”며 “엔저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더라도 일본전자 업체들의 근본적인 제품 경쟁력 제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관계자도 “엔저로 인해 사업상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실정”이라며 “오히려 일본에서 수입하는 전자부품의 경우 엔저로 인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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