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불안한 ‘네가지'

안준형 기자I 2013.02.19 07:20:00

올 회사채 만기 7200억..연간 이자비용 3천억
현대로지스틱스 상장 실패 때 1천억 나가
올 흑자전환도 불투명

[이데일리 안준형 기자] 현대상선이 지난해 1조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에는 현금이 바닥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상선(011200)은 작년말 유상증자 등으로 1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올해 7200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상환해야하고, 연간 들어가는 이자비용이 3000억원을 웃돈다. 또 올 상반기까지 현대로지스틱스가 상장하지 못하면, 사모펀드로로부터 최소 1000억원의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되사야 한다. 여기에 업황의 부진으로 올해까지 영업적자가 이어진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①회사채 7200억

현대상선이 올해 중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총 7200억원이다. 이번 달에 2400억원, 나머지 4800억원도 올해 중에 막아야한다. 방법은 두가지다. 회사채 등을 추가발행하거나, 현금으로 갚는 방식이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추가 발행이 쉽지 않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방식도 포기하고 있지 않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안정적인 매출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매출채권유동화 등의 자산유동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②이자비용 3000억

현대상선은 작년에 이자비용으로 3000억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이자비용은 2441억원(연결기준), 이자수익은 479억원이다. 순 이자비용은 2000억원 가량으로, 4분기까지 감안하면 3000억원대에 육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입금 규모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작년 3분기 부채총계는 약 8조 1120억원으로 2011년말 대비 1조591억원이 늘었다. 부채비율은 657.63%에 이른다. 회사 측은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시점에서 지속적인 외부차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금조달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재무안정성 및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③현대로지스틱스 상장 실패하면 1000억+α

현대로지스틱스 상장도 걸림돌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2011년 1월 우리블랙스톤PEF를 대상으로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2년 6개월내 상장 조건을 내걸었다. 상장에 실패하면, 인수금액에 연 8.5% 복리 등의 조건으로 현대상선이 투자지분을 되사기로 했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현대로지스틱스는 2011년 9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작년 3분기까지 누적 3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등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예비심사 통과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④올해 흑자전환 가능하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올해 흑자전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현대상선의 영업적자는 2011년 3384억원에서 작년에 5404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순적자는 2011년 5343억원에서 작년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자금난까지 가중되면서, 올해에는 반드시 영업이익을 내야하는 실정이다. 증권가의 전망은 반반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 1294억원, 순이익 177억원으로 흑자전망을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330억원에 순손실 270억원을 전망했다. 반면, 동양증권은 영업손실이 1753억원, 순손실이 4575억원으로 적자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유상증자와 오는 4월 자산유동화 전략 등으로 올 3분기까지 추가 현금 여력이 있다”며 “하지만 4분기에 돌아오는 2000억원대의 사채를 막기위해서는 영업이익을 꼭 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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