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의 굴욕..“500만원만 있으면 36평→47평 점프”

김동욱 기자I 2012.03.08 07:00:00

대형 값떨어지자 중형에서 갈아타기 늘어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08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36평 아파트에 500만원만 더 내면 같은 단지의 47평 아파트를 살 수 있다?'

대형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런 꿈 같은(?)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아파트다. 이 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 씨는 지난 2월 36평 아파트를 팔고 같은 단지의 47평 아파트로 집을 옮겼다. 47평 아파트 가격이 뚝 내려 본인이 살던 아파트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김씨는 본인이 살던 36평 아파트를 3억1000만원에 팔고 3억1500만원에 47평 아파트를 샀다. 집값 차액은 500만원에 불과하다.

김 씨는 “투자목적이라기 보다는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 지금이 평수를 넓혀 이사하기 적당한 시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2002년 분양 당시 36평은 1억7500만원, 47평은 2억4430만원으로 분양가가 각각 책정됐다. 분양 당시만 해도 두 평형 간 가격차이는 7000만원. 47평이 36평보다 40%나 비쌌다. 다만 김씨는 탑층이어서 1억9500만원에 분양받았다.

그 후 가격은 꾸준히 올라 2010년 초에는 36평은 3억3000만원, 47평은 4억5000만원까지 치솟아 고점을 찍었다. 가격차이도 1억2000만원으로 벌어졌다. 역시 47평은 36평에 비해 30% 이상 비싼 가격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0년 하반기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대형인 47평은 최고 1억3000만원 내려 현재 시세가 평균 3억3500만원이다. 36평 역시 내렸으나 다소 가격을 회복해 2억8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가격차이도 4000만원으로 대폭 좁혀졌다.

이는 2년 전만 해도 평균 1억2000만원을 더 보태야 평수를 넓힐 수 있었지만 지금은 평균 4000만원만 추가로 부담하면 집을 옮길 수 있게 된 것. 이런 상황에서 김 씨는 자신의 아파트를 최대한 원하는 값에 넘기고 급매물로 나온 대형평형을 싸게 잡았다.

김씨는 “대형은 거래 자체가 안되다 보니 시세보단 싼 급매물이 종종 나와 이를 잡았고 중형은 탑층이라 시세보다 조금 더 비싸게 팔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사례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최근 중형 위주로만 거래가 성사되면서 이런 현상이 종종 생긴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만 해도 이런 사례를 찾기 불가능했겠지만 요즘은 대형 값이 많이 내리다 보니 이런 사례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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