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8일(현지시간) 경제지표 실망감으로 크게 밀렸다. 주택판매 지표가 예상 밖의 감소세를 보이고, 3분기 GDP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여기에다 미 달러화 반등으로 상품주가 급락세를 나타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19.48포인트(1.21%) 떨어진 9762.6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6.48포인트(2.67%) 급락한 2059.61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20.78포인트(1.95%) 하락한 1042.63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아르셀로미탈, 캐논, SAP 등 해외 기업들의 실적악재와 더불어 달러화 반등으로 상품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개장후 발표된 9월 신규주택판매가 전월비 증가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자, 매물이 더욱 늘어났다.
또 개장전 발표된 9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비 증가세를 보였지만 호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구재주문의 일부 구성항목이 기대에 미흡했다는 평가로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하루뒤 발표될 예정인 3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약세장속에 통신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기술주 전반으로는 매물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에 이어 `상대적 약세`를 지속했고, 주요 지수들은 하루중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개 블루칩 종목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8개, 주가가 내린 종목은 22개로, 하락 종목이 크게 앞섰다.
한편 경제지표 부진속에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미 국채 가격과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국제유가는 재고증가와 달러화 반등 영향으로 2% 이상 떨어지며 배럴당 77달러선까지 밀렸다.
◇ SAP·아르셀로미탈 등 해외기업 실적부진 `부담`
뉴욕증시 지수 선물은 개장전부터 약세를 보였다. 유럽의 대형 소프트웨어업체인 SAP가 올해 소프트웨어 매출 전망치를 낮춘데다, 일본의 캐논의 3분기 이익이 급감하는 등 해외 기업들의 실적악재가 부담을 줬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의 3분기 실적이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하회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철강주를 하락 압박했다.
유럽증시에서 아르셀로미탈의 주가는 5% 이상 하락했고, 미국 최대 철강사인 US 스틸도 5% 남짓 떨어졌다.
◇ 달러반등으로 상품주↓..퀘스트 호재로 통신주↑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인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9월 신규주택판매 마저 부진하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 이 영향으로 미국 달러화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와 금속가격을 떨어뜨렸다.
이처럼 상품가격이 하락하자 다우 지수 구성종목이자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가 7% 가까이 급락했고 구리 생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이 5% 떨어졌다. 금값 하락으로 골드코프가 4% 하락하는 등 상품주 전반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다우 지수 구성종목이자 통신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지역 전화회사인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 인터내셔널의 3분기 이익이 전망치를 웃돈 가운데, 회사측이 향후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우 종목이자 대형 통신주인 버라이존과 AT&T가 약세장속에서 2% 안팎 상승했지만 시장의 하락을 제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비자·해리스·패네라 실적호재로 오름세
이밖에 카드사인 비자가 실적호재로 3.6% 올랐다. 분기 이익이 예상치를 상회한데다 회사측이 소비자들의 지출에 대한 낙관적인 코멘트가 영향을 미쳤다. 군용 무전기 생산업체인 해리스는 올 연간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해 9% 급등했다.
베이커리 카페체인인 패네라 브레드는 3분기 이익이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12% 상회한데 힘입어 6% 넘게 올랐다. 에너지 종목인 코노코필립스는 3분기 이익이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약세로 마감했다.
◇ 굿이어·일루미나·매시에너지, 부진한 실적전망에 급락
반면 미국 최대 타이어 업체인 굿이어는 실망스러운 실적전망으로 19%나 떨어졌다. 굿이어의 3분기 이익은 감원효과로 전년비 두배나 늘었지만 회사측이 4분기 영업손실을 예측한 점이 큰 악재로 작용했다.
DNA 분석장비 생산업체인 일루미나는 실적악재로 19% 급락했다. 4분기 이익 전망치가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밑돈 점이 악재가 됐다. 또 석탄생산업체인 매시 에너지도 올해 석탄 생산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후폭풍으로 8% 떨어졌다.
◇ 9월 신규주택판매 뜻밖의 감소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내구재 주문이 예상치에 부합했던 반면 신규주택판매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우선 상무부가 발표한 9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대비 3.6% 감소, 연율기준으로 40만2000채를 기록했다. 신규주택판매가 전월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6개월만에 처음이다. 당초에는 전월비 증가세를 보이며 연율로 44만채를 기록한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현재 미 정부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내달말까지 한시적으로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해 8000달러의 세제지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내달말 이전에 주택매매를 종결시켜야하기 때문에 시간에 쫓겨 주택 구입을 포기한 사람이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다 실업률 상승 등에 따른 미 가계의 불안감도 주택거래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쿄미츠비시 UFJ의 크리스 럽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들의 주택구입에 대한 확신부족 때문에 주택시장의 완전한 회복세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美 9월 내구재주문 전월비 1%↑
역시 상무부가 발표한 9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대비 1.0% 증가했다. 전월에는 2.6%(수정치)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에 정확히 일치하는 수치다. 이로써 미국의 내구재 주문은 최근 6개월중 4개월간 전월비 증가세를 기록,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변동성이 큰 운송장비를 제외한 9월 내구재 주문도 시장의 전망치(0.7%)보다 높은 0.9%를 기록했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의 조엘 나로프 대표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고, 제조업 활동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9월 내구재주문은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24.1%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월가의 투자자들은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경기회복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이다.
◇ 美 3분기 GDP 발표 하루 앞두고 전망치 줄하향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예측기관들이 잇따라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점도 주식시장에는 부담이 됐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제시했던 연율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발표된 9월 내구재주문의 세부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삭스는 "내구재주문의 헤드라인 숫자는 예상치에 부합했다"면서도 "그러나 방위산업 이외의 자본재가 특히 약하게 나왔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도 내구재주문 발표 이후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8%로 낮췄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5%에서 2.3%로 하향 수정했다.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3분기 GDP 성장률이 3.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