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뉴욕 증시가 14일(현지시간) 사흘만에 하락했다. 이틀간의 상승으로 인해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소비 심리의 위축이 다시 한 번 확인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졌다.
다우 지수는 9300선으로 밀렸고, 나스닥 지수는 2000선이 무너졌다. S&P500 지수는 장 막판 매수세에 힘입어 가까스로 1000선을 지켰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76.79포인트(0.82%) 하락한 9321.4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83포인트(1.19%) 내린 1985.52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64포인트(0.85%) 떨어진 1004.09에서 각각 마감했다.
주간 단위로는 5주만에 하락했다. 다우는 전 주말 대비 0.52% 하락했고, 나스닥과 S&P500은 각각 0.74%, 0.63% 떨어졌다.
증시는 개장 전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악재로 작용하며 하락세로 출발했다. 전년동월 대비 물가가 195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소비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이어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 밖으로 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자 증시는 낙폭을 확대했다. 소비가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아울러 세계 최대 채권펀드사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최고경영자(CEO)가 주식시장의 낙관이 지나치다고 지적한 점도 매도세를 부추겼다.
앞서 발표된 산업생산이 9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주요 지수는 장 중 일제히 1%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장 막판 저가매수세가 일부 유입되며 낙폭을 다소 축소하는 데 성공했다.
업종별로는 소비와 직접 연관이 있는 유통 관련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또한 소비 위축 우려로 국제 유가가 76달러대로 하락하면서 에너지 관련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종목 가운데 6개 업체를 제외한 24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 유통 관련주 급락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 밖의 하락을 기록하면서 유통 관련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최근 실적 부진에 대한 실망 매물이 가세하면서 낙폭은 더 커졌다.
백화점 업체 JC페니는 2분기 적자 전환 소식에 6.15% 하락했다. 의류 유통업체 노드스트롬은 동일점포 매출이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여파로 6.35% 떨어졌다.
다만 의류업체 애버크롬비앤피치는 3.91% 올랐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 해외 사업 확장을 지속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 에너지주 일제히 하락
소비 부진에 대한 우려는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관측을 낳으며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 이는 장 중 에너지주 하락을 주도했다. 다만 장 막판 매수세에 힘입어 일부 종목은 반등에 성공했다.
엑손모빌은 0.45% 하락했고, 셰브론은 0.75% 떨어지며 장을 마쳤다. 마라톤오일은 0.30% 내렸다. 이들 종목은 장 중 1~2% 내외로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내셔널오일웰바르코, 캐머론인터내셔널, 슐럼버거 등 중소형 에너지주들은 3% 이상 낙폭을 기록하다 막판 상승반전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3.01달러(4.3%) 하락한 67.51달러로 마감했다.
◇ 보잉, 787 드림라이너 결함 소식에 급락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인 보잉은 3.75% 빠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세계 2위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은 787 드림라이너 동체에서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보잉은 이번 결함 발견으로 인해 시범 비행이나 납품 날짜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보잉에 대한 투자 심리를 돌려놓기는 역부족이었다.
알렉스 해밀턴 제섭앤라먼트 애널리스트는 "2개월 전에도 이들은 같은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해 생산을 멈춘 적이 있다"며 "보잉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 소비자물가 전년동기 대비 급락
노동부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대비 제자리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한 것이다. 전월에는 0.7% 상승했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0.1% 상승, 역시 예상치에 부합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대비 0.4% 하락했다. 이 가운데 휘발유 가격은 0.8% 내렸다. 식품 가격은 0.3% 하락해 2002년 5월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주택 임대와 호텔 숙박료 등을 포함한 주거비용은 0.2% 떨어졌다. 새 자동차 가격은 0.5% 상승했다.
그러나 CPI는 전년동기 대비로는 2.1% 하락했다. 1950년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이다. 근원 CPI는 1.5% 올라 200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기업들이 재고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물가가 억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만큼 소비가 부진한 상태라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 소비자신뢰지수 예상밖 하락
미국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 밖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와 소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영향으로 2개월 연속 지수가 떨어졌다.
8월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는 63.2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66보다 낮아진 것이며,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69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소비자기대지수는 62.1로 집계됐다. 전월의 63.2보다 하락한 것이며,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산업생산 9개월만에 증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7월 산업생산이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0.4%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며,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 0.4%도 상회했다.
미국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10월 마지막으로 증가세를 기록한 이후 지난 6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 왔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에서 벗어나 생산을 재개했고, 중고차 현금보상(cash-for-clunkers) 프로그램으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증가한 점이 생산 증가로 이어졌다.
산업생산의 80%를 차지하는 공장 생산은 1% 증가했고, 이 가운데 자동차 및 부품 생산은 20% 증가했다. 다만 자동차를 제외한 공장 생산은 0.1% 줄었다.
향후 생산과 인플레이션을 가늠하게 해주는 설비가동률은 전월 68.1%(수정치)에서 68.5%로 상승했다.
◇ 엘-에리안 "증시 낙관론 지나치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핌코 공동 CEO는 CNBC 방송에서 "미국은 아직 지속적이고 견고한 회복세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기부양책이 지난 몇개월간은 도움을 줬지만, 올 3~4분기에도 똑같을 지는 그리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경제전망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2010년 경제전망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너무 비싸졌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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