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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위암(癌) 많고, 자궁경부암(癌)은 줄어

조선일보 기자I 2009.07.04 08:55:32

다른 나라와 대조적

[조선일보 제공] 사망자 3~4명 중 한 명이 암(癌)으로 죽음을 맞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만 독특하게 벌어지는 3대 암 발생 현상이 있다.

다른 나라에선 퇴조하고 있는 남성 위암과 여성 갑상선암 발생이 유독 많은 반면, 과거 위세를 부렸던 여성 자궁경부암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2007년 새로 위암 진단을 받은 신규 환자 수는 2만4584명으로, 1999년의 위암 신규 환자 2만855명과 별 차이가 없다(국민건강보험공단). 10년 전 남자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69.4명이 위암에 걸리던 것이 2005년에도 67.3명이다(국립암센터). 경제가 발전할수록 다른 나라는 모두 위암이 감소하는데 한국에서만은 여전히 위암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수십 년째 전세계 위암 발생 선두를 지키는 '위암 왕국' 오명을 갖고 있다. 미국 LA에 거주하는 남자들의 인종별 위암 발생률도 한국인은 인구 10만 명당 35.5명으로, 일본인(24.2)·흑인(13.6)·백인(7.6)보다 월등히 높다.

여성 갑상선암도 희한하다. 미국·영국·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는 5대 암 축에도 끼지 못하는 갑상선암이 한국에서는 유독 여성 암 1위다. 여성 갑상선암 발생이 1999년 2751명이던 것이 2007년에는 1만4724명으로, 8년 새 5.4배 늘었다. 방사선 노출 등 갑상선암 위험 요인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아닌데, 이 같은 폭증세는 의학적으로도 설명하기 어렵다.

반면 1990년대 초까지 위암과 함께 '여성 다빈도(多頻度) 암'으로 쌍벽을 이루던 자궁경부암은 소리 소문 없이 확연히 줄었다. 1999년 전통의 강호 위암과 새로이 떠오른 유방암에 밀려 3위로 내려갔다가 2007년에는 7위까지 밀려났다. 그 사이 환자 수도 20%가량 줄었다.

국립암센터 박은철 국가암관리사업단장은 "한국인의 음식 문화, 암 검진 사업, 암 예방 활동 등의 요인들이 얽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암 3대 미스터리', 그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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