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노골적 ‘코드 인사’는 이전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군 장성 인사는 그해 하반기 정기인사부터 줄곧 ‘지각 인사’였다. 청와대의 과도한 개입 탓이었다. ‘인사검증’이라는 명목으로 사전에 진급·보직 대상자들을 받아서 입맛에 맞게 추려 국방부와 군에 ‘가이드라인’을 줬던 게 사실이다.
군 장성 인사는 각 군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한 참모총장의 추천과 국방부 장관의 제청, 대통령의 임명 절차로 이뤄진다. 하지만 보수·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군이 추천도 하지 않은 인물이 진급하는 사례가 횡행했다. 군 내에선 청와대나 대통령실에 밉보였다간 진급은 물 건너간다는 게 정설처럼 여겨졌다. 여당 국회의원의 입김도 상당했다.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도 커져 참모총장의 인사·군수·교육 등에 대한 권한(군정권)은 약해진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군 고위직들은 본연의 임무 수행보다 정권과 정치권에 줄을 대는 데 힘썼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군 상층부 교체가 대대적으로 이뤄지는 데 대한 생존법이다. 진급을 위해서도 필요했다. 예비역들 역시 선거 때마다 각 후보 캠프 주변을 서성거리며 군 내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는 군의 정치 종속과 군대다움의 훼손을 심화시켰다. 육군참모총장과 주요 사령관들이 12·3 비상계엄의 동조세력이 된 것도 이같은 구조적 문제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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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군 출신이 아닌 민간 출신 국방부 장관을 기용한다고 해서, 참모총장들을 국회 인사청문회에 세운다고 해서 군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될까 의문이다. 정권 창출에 기여한 민간 국방부 장관이 기용될 텐데, 그가 ‘친정’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인사청문회는 또 다른 정치권 줄세우기가 될 우려가 크다. 매 정권마다 뭇매를 맞는 국군방첩사령부 역시 이름을 바꾸고 조직·권한을 조정한다고 근본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하다.
결국 군 인사권의 제도적 확립으로 귀결된다. 그 처음은 주요 지휘관들의 임기 보장이 돼야 한다. 물론 현행 군인사법은 군 수뇌부 임기를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다 못 채우고 물러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선, 군인들이 윗선의 부당한 지시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선 지휘관의 임기 보장 원칙이 중요하다. 그래야 군이 정권이 아닌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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