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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양도세 줄어들겠지?’ 연말연초 쪼개 팔았지만…[세금GO]

김미영 기자I 2025.03.16 08:00:00

둘 이상의 행위·거래로 세금깎기 안 통해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2014년 3월, A씨는 10억원을 주고 땅을 사들여 농사를 지었다. 8년 이상 직접 경작한 토지를 팔 때엔 양도소득세를 감면 받을 수 있단 사실을 알고 있던 A씨는 매입 후 8년이 지난 2022년 토지를 팔기로 했다. 마침 땅값도 많이 올랐던 상황이었다.

B씨가 땅을 사겠다고 나섰다. 이에 A씨는 2022년 12월에 보유한 토지의 절반을, 이듬해 1월에 나머지 절반을 B씨에 각각 9억원씩 받고 팔았다. 양도세로는 4900만원을 신고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1억 9000만원의 세금을 내는 게 맞다며 차액인 1억 4100만원을 추징했다. A씨의 계산은 왜 틀렸을까.

16일 국세청에 따르면 A씨처럼 농지를 8년 넘게 보유하면서 절반 이상을 직접 경작한 농지를 팔 때엔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거주자가 농지소재지에 거주하고, 농지인 상태로 팔아야 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감면엔 종합한도를 적용한다. 과세기간 1년 동안엔 1억원까지, 5년 동안엔 2억원까지 깎아준다.

그런데 A씨는 이 ‘감면 한도’를 활용해 세금을 줄이려다 덜미 잡혔다. 일부러 동일인에게 연말연초에 토지를 절반씩 쪼개 팔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A씨와 B씨가 작성한 매매계약서상의 1차 거래 잔금일은 2022년 12월, 2차 거래 잔금일은 2023년 1월로 기재돼 있지만 1~2차 거래의 매매대금 잔금이 2023년 1월에 한 번에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토지를 분할해 거래할 뜻이 없었는데 A씨가 요청해 매매계약서를 두 개로 나눠 작성했다”는 B씨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에 국세청은 A씨가 양도세 감면혜택을 보기 위해 일부러 과세기간을 달리해 분할 거래한 것으로 판단,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해 양도세를 추징했다. A씨는 1~2차 거래대금 각 9억원에 1억원씩 총 2억원을 감면 적용해 신고했지만, 국세청은 거래대금 18억원에 1억원만 감면을 적용한 것이다.

국세청은 “둘 이상의 행위·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조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걸로 인정되는 경우 하나의 행위·거래로 보아 과세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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