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주말인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견조하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하루에만 14bp(1bp=0.01%포인트),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6bp 급등했다.
국내 시장에선 국고 3년물이 기준금리(3.50%)를 하회하는 기간이 약 2개월 간 이어진 만큼 역캐리 부담이 가중된 상태로, 이번 상승 조정은 이같은 부담을 일부 덜 것으로 보인다. 주 초 예정된 앞쪽 구간 입찰 이벤트도 금리 상승에 기여할 예정이다. 캐리는 채권의 보유에 따른 이자수익으로 역캐리는 채권의 수익률이 기준금리를 하회할 때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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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1월29일~2월2일) 한국 국고채 금리는 장기물 위주 하락을 보이며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졌다.(불 플래트닝)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전주(지난주 금요일 오후 마감 금리 기준) 대비 0.1bp, 3~5년물 금리는 1~5bp 하락했고 10~30년물은 9bp대 하락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단기물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 시기가 늦춰지며 금리 하방을 제한하는 모습이나 장기물은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이외에도 단기 구간은 역캐리 부담이 가중되면서 크레딧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국고채 단기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크레딧 우량물로의 수요는 당분간 견조할 전망이다.
한 주간 미국채 2년물 금리는 1bp 상승, 10년물 금리는 12bp 하락한 4.36%, 4.02%를 기록했다. 10년물의 경우 주말 발표된 1월 고용 서프라이즈에 따른 10bp대 상승에도 불구, 주간 기준으로는 하락해 눈길을 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벤트 이후 미국채 금리 급락을 놓고 국내에선 일부 성급해 보인다는 견해도 나온 바 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일 발표된 미국 1월 고용지표는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보다 35만3000명 증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18만5000명 증가를 두 배 가까이 상회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도 전월 대비 0.6% 상승해 예상치 0.3%를 두 배 웃돌았다. 페드워치 툴에서의 3월 인하 가능성은 30%대에 그쳤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 지연… 단기물 입찰과 연준 인사들 주시
이번주 시장은 오는 5일 2조6000억원 규모 국고채 3년물 입찰과 6일 1조6000억원 규모 2년물 입찰, 7일 2조원 규모 통화안정증권 2년물 입찰, 8일 4000억원 규모 50년물 입찰 등이 예정돼있다. 사실상 설 연휴 거래기간 내내 입찰이 예정된 셈이다.
주요 인사 발언 일정으로는 오는 5일 오전 9시~10시(미 동부시간 4일 오후 7시~8시)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이 CBS 뉴스 ‘60분’에 출연한다. 이후 현지시간 6일에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연은) 총재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발언이, 7일에는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 등의 발언이 예정돼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설 연휴가 있는 만큼 기존에 수요가 있던 장기물이나 크레딧 쪽은 수요가 안정적으로 보이나 2년이나 3년 국고채에는 레벨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라며 “미국 지역은행 위기의 가속화라던가, 이 정도 재료가 나오면 좀 더 플랫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