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할랄(William E. Halal)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 교수는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지식의 시대가 끝나고 각자 믿고 싶은 걸 믿는 ‘인식의 시대’(The Age of Consciousness)가 도래했다”며 “합리적 이성과 사실이 사라진 정치의 시대가 계속될수록 기업이 어떻게 세상을 바꿔나가고, 협력의 롤모델을 만들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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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할랄 교수는 인류 진화의 라이프 사이클을 8개 시대로 분류했다. 이는 지질학적 시대를 시작으로 생물학적 시대, 유목 시대, 농업인 시대, 산업화 시대, 서비스 시대를 넘어 지식의 시대, 인식의 시대다. 특히 인터넷 출현·활성화로 2000년께 도래한 지식의 시대가 2020년께 종식하고, 현재는 ‘인식의 시대’가 됐다는 게 할랄 교수의 진단이다.
할랄 교수는 “지식의 시대가 종식됐다고 판단한 건 2020년 트럼프 사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트럼프는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2020년 11월5일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를 도둑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할랄 교수는 “이성에 기반한 지식의 시대가 끝났다는 대표적인 상징적 사건”이라며 “독재자 스타일의 국정운영을 하는 트럼프의 재당선이 예견되는 지금은 미국 민주주의의 큰 위기”라고 지적했다.
할랄 교수는 “이런 민주주의 위기가 계속될수록 민주적 기업들(democratic enterprise)이 대안으로 주목받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글로벌 기업이 경제 활로를 찾고 롤모델을 제시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관련해 그는 지속가능한 환경, 사회적 존경, 건전한 지배구조 가진 기업들이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면서 스타벅스, 이케아, 유니레버 등을 주목했다.
그는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이처럼 공생하는 회사들의 주가는 경쟁사들보다 연평균 2% 더 우수할 정도로 회사 가치도 올랐다”며 “기후변화, 팬데믹, 불평등 같은 실존적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익 추구를 넘어 사회와 공생하는 민주적 리더십을 가진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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